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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가 배재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동양인으로서는 드물게 유럽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오페라 가수 배재철(유지태)은 연이은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승승장구한다. 그의 목소리를 알아본 일본의 오페라 기획자 코지 사와다(이세야 유스케)는 그에게 일본에서의 공연을 제안하고, 이들은 절친한 친구로 발전한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재철은 갑상선암 선고를 받게 되고, 수술을 하던 도중 목소리를 잃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코지의 소개로 재철은 성대를 복원하는 수술을 받게 되고, 다시 설 무대를 꿈꾸며 연습을 거듭한다.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는 성악가 배재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그의 이야기는 2008년 TV 다큐멘터리로 소개된 바 있다(‘리리코 스핀토’는 서정적인 표현력과 관객을 압도하는 음색 모두를 가진 최고의 테너를 일컫는 말이다). 실화를 극영화로 옮겨오면서 영화는 주인공의 심리적 좌절과 불안을 보여주기 위해 드라마틱한 사건들을 곳곳에 배치한다. 이것이 몇몇 순간들(성대수술 중 재철이 찬송가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효과적으로 관객의 감정을 훔쳐냈지만, 영화의 대부분이 ‘성공-시련-재기’ 드라마의 상투적인 전개에 기대어 있어 실제 이야기의 묵직한 울림이 온전히 전달되지는 못한다. 오페라 가수를 소재로 한 만큼 <투란도트>를 비롯하여 <일 트로바토레>의 무대가 짧지만 강렬하게 등장해 볼거리를 풍성하게 해주긴 하나, 배우의 몸에 붙지 않고 떠다니는 목소리로 인해 떨어지는 몰입도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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