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19년 동안 부산시민의 노력 덕분에 세계적인 영화제로 발돋움해왔다. 이번 조직위원장의 발언은 부산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다이빙벨>을 상영하지 말라는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의 발언을 두고 영화계는 “영화제의 위상과 어울리지 않는 발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입장을 담은 영화라서 상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이유로 세월호 참사 구조, 수색 과정의 의문점을 다룬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하지 말 것을 부산국제영화제 주무 부서인 부산시 문화체육관광국에 지시한 바 있다(<씨네21> 972호 한국영화 블랙박스 기사 ‘영화제 존립 근거는 무엇인가’ 참조).
서 시장의 발언을 전해 들은 정지영 감독(<부러진 화살>(2011), <남영동1985>(2012))은 “어떤 영화든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상영이 취소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영화를 보고 판단하는 건 관객의 몫”이라며 “만약 조직위원장의 발언 때문에 영화 상영이 취소된다면 19년 동안 쌓아온 세계적인 영화제의 위상이 추락될 것”이라고 신중하게 말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엄용훈 부회장 역시 “영화제 선정작은 정치적 고려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게 조직위원장의 역할”이라고 전했다. 조직위원장이나 지자체의 입김에 휘둘려 영화제가 휘청거렸던 과거 사례를 밟지 않을까 우려하는 의견도 나왔다. 배우 권해효는 “이미 우리는 여러 이유 때문에 영화제의 순수성이 침해당한 경우를 여러 차례 봐왔다. 20주년을 앞둔 부산의 행보가 우려되는 것도 그래서다”라고 걱정했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예정대로 <다이빙벨>을 상영한다. 한 영화제 관계자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상영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