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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범의 가족을 노리는 연쇄살인사건 <툼스톤>
김보연 2014-09-24

1999년, 8년 전에 벌어진 불의의 사고로 경찰을 그만두고 사립탐정으로 살아가는 맷(리암 니슨)에게 사건 의뢰가 들어온다. 자신의 형수가 유괴당한 뒤 조각난 시체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조사를 시작한 맷은 이 사건이 단순 유괴가 아니라 마약범의 가족만을 노리는 연쇄살인임을 알아차린다. 과거의 아픈 기억과 함께 맷은 범인의 정체를 쫓기 시작한다.

로렌스 블록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툼스톤>은 소재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돋보이는 묵직한 범죄물이다. 원작이 싱거운 농담을 즐겨 사용하며 분위기를 조절했다면 영화는 세기말의 어두운 분위기를 밀어붙인다. 회색빛이 지배하는 화면에 사건은 더할 나위 없이 잔인하고, 등장인물들은 한결같이 찌푸리고 있다. 특히 공동묘지 등 뉴욕의 뒷골목을 특유의 무표정으로 돌아다니는 리암 니슨은 무거운 영화의 공기를 한층 더 심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스산한 분위기를 바탕으로 묘사한 범죄와 맞서는 사람들의 모습은 <툼스톤>의 진정한 주인공이다. 일찍이 자신의 데뷔작인 <룩아웃>(2007)에서, 악에서 벗어나려는 보통 사람의 노력을 근사하게 그린 적이 있는 스콧 프랭크 감독은 이 영화에서 같은 테마를 더 깊게 파고든다. 다시 말해 끔찍한 범죄와 싸우면서도 자신의 비참한 심정을 일부러 과장하지 않은 채 단지 제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찬찬히 묘사하는 것이다. 그 끝에 남는 것이 비록 피곤한 눈꺼풀뿐이라 하더라도 이들이 힘들게 지켜낸 소소한 일상은 결국 작은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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