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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 매력의 그녀 <프란시스 하>
김보연 2014-07-16

엉뚱한 성격을 가진 27살의 프란시스는 뉴욕에서 활동 중인 댄서다. 그녀에게는 안락한 집은 물론 마음을 털어놓을 애인과 친구가 있으며 꿈을 펼칠 직장도 있다. 그런데 그것들이 어느 날부터 사라지기 시작한다. 애인과 헤어지고 친구와는 싸우더니, 어느 날 무대에 설 기회가 사라지고 급기야 주머니 사정마저 나빠진다. 이 정도면 절망에 빠질 법도 하지만 프란시스는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이 어려움을 이겨낸다.

노아 바움백 감독이 연출하고 주연배우인 그레타 거윅이 시나리오에 참여한 <프란시스 하>는 프란시스의 캐릭터에 많은 것을 기댄 영화이다. 그런 맥락에서 <프란시스 하>는 매우 사랑스러운 작품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빈틈도 많지만 솔직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프란시스는 미워하기 힘든 매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객이 프란시스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과 프란시스가 스스로를 매력적이라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다. 즉 <프란시스 하>는 나르시시즘의 기운으로 가득한 영화다. 특히 프란시스의 엉뚱한 행동을 ‘4차원적’ 매력으로 그리는 장면들은 그녀가 자신에게, 또한 영화가 자신의 주인공에게 얼마나 빠져 있는지 잘 보여준다. 결국 여기엔 관객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관객이 프란시스와 동일시하기 전에 그녀가 먼저 자기와 동일시해버리고, 영화가 먼저 그녀와 사랑에 빠지기 때문이다. <프란시스 하>는 자신의 매력에 도취돼 정신없이 ‘셀카’를 찍는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 한 걸음 떨어져 그 모습을 지켜보는 우리는 저 사람이 지금 뭘 하는 것인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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