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제이슨 스타뎀)는 마약을 제조, 공급하는 오토바이 갱단에 위장잠입한 요원이다. 소탕작전 당일, 대치과정에서 두목 대니의 아들이 총에 맞아 사망한다. 대니는 체포되면서 브로커에게 딸을 조심하라는 경고를 남긴다. 그로부터 2년 뒤 어느 날 브로커의 딸 매디(이자벨라 비도빅)가 학교에서 자신을 괴롭히는 남자아이를 호신술로 때려눕히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브로커는 상대 아이의 부모와 갈등을 빚는다. 여기에 아이의 어머니 캐시가 마약상 노릇을 하는 오빠 게이터(제임스 프랭코)를 끌어들이면서 사건은 점점 커진다.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의 제이슨 스타뎀이 과거를 청산하고 아버지가 되어 돌아온 셈이다. 그가 돈을 노리고 대마초 패거리와 맞붙었던 것을 생각하면 딸을 위해 마약상과 맞붙는 지금 모습이 그럴듯하면서도 낯설다. 15년도 더 된 영화를 들먹이는 이유는 이 영화가 철 지난 레퍼토리를 반복하는 것 같아서다. 브로커는 말하자면 <아마겟돈> <테이큰> 등의 영웅-아버지의 계보 안에 있다. 그런데 감동은 <아마겟돈>에, 긴장감은 <테이큰>에 밀린다. 딸을 지키는 과정에서 마약을 소탕하는 임무가 따라붙는데, 이런 대립관계에서 마약을 담당하는 쪽이 악역을 맡게 마련이다. 선악관계가 분명히 정해진 세계 안에서 인물들이 기능적으로 움직이는 탓에 악이 선을 괴롭힐 때의 긴장감이나, 선이 악을 응징할 때의 쾌감이 거의 없다. 감독은 그저 아버지-영웅에 기댄 향수 어린 세계를 되살리고 싶었던 것일까? 실베스터 스탤론이 각본과 제작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