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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옴니버스영화 <신촌좀비만화>
이주현 2014-05-14

<신촌좀비만화>는 류승완 감독의 <유령>, 한지승 감독의 <너를 봤어>, 김태용 감독의 <피크닉>을 묶은 3D 옴니버스영화다. <신촌좀비만화>는 장르나 주제가 아니라 3D라는 기술을 공유한다. 세 감독 모두 3D영화는 처음이다. 류승완 감독의 <유령>은 2012년 일어난 ‘신촌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영화는 고등학생 승호(이다윗)가 인터넷 카페를 통해 만나 짝사랑하게 된 여우비(손수현), 승호의 또 다른 온라인 친구 비젠(박정민)을 통해 가상의 세계에 갇혀 사는 10대들의 일그러진 초상을 그린다. 류승완 감독은 “냉혹하게 현실을 구현하는 방식으로서의 3D를 고민했다”라고 말했는데, <유령>에서 3D는 판타지를 위한 요소가 아니라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요소로 활용된다.

한지승 감독은 자신의 장기인 멜로 장르에 좀비물을 결합해 <너를 봤어>를 만들었다. 인간과 좀비가 함께 살아가는 미래. 좀비들은 과거의 기억까지 지워버리는 좀비 치료약을 먹으며, ‘완전한’ 인간이 되기까지 최하층 노동자 계급으로 살아간다. 공장에서 일하는 좀비 시와(남규리)는 작업반장 여울(박기웅)의 구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그에게 애정을 표한다. 김태용 감독의 <피크닉>은 이야기만 놓고 보면 세편 중 가장 평범해 보인다. 여덟살 수민(김수안)에겐 자폐아 동생이 있다. 어느 날 어렵게 빌린 만화책을 동생이 망가뜨리는 일이 벌어지고, 수민은 소풍을 핑계로 절에다 동생을 버리고 올 생각을 한다. 김태용 감독은 현실과 환상을 절묘하게 뒤섞으면서 가슴 뭉클한 드라마 한편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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