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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운명의 선을 그리는 희비극 <인사이드 르윈>

시대는 아마도 1960년대. 르윈 데이비스(오스카 아이작)는 뉴욕 포크 음악계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름 없는 빈털터리 가수다. 음반사 사장과 단돈 몇 달러를 놓고 언쟁을 벌여야 하고, 오늘은 어디서 자야할지 고민해야 할 형편이다. 어느 날 르윈은 클럽 밖으로 한 남자가 불러내 나갔다가 영문도 모른 채 몇대 얻어터지는 봉변을 당한다. 그의 이상한 곤란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남의 고양이를 실수로 잃어버리고 말더니, 하룻밤 같이 잤던 친구의 아내는 임신을 했다며 그게 네 아이인지도 모른다고 통보를 해온다. 시카고로 오디션을 보러 가던 중에는 괴이한 짝패들과 동행하게 된다. 결국 그는 처음에 있던 자리로 되돌아오게 되지만 되돌아와 보니 그 자리는 변했거나 새롭거나 혹은 이상한 반복의 자리다.

<인사이드 르윈>은 작은 실수와 동선들이 연쇄되며 커다란 운명의 선을 그리는 희비극이다. 고양이 한 마리와 뉴욕과 시카고와 기타를 멘 빈털터리 가수라는, 이렇게 단출한 조합으로 이렇게 풍성함을 주는 영화를 만들 줄 아는 동세대 감독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어쩌면 적은 조합과 많은 느낌이라는 그 대비야말로 코언 형제의 장점일 수도 있겠다.

밥 딜런이 칭송했고 1960년대 미국 포크계에서 중요한 인물로 불린 실제 가수 데이브 밴 롱크를 주인공으로 삼았다지만, 실존인물이나 원작을 뛰어넘는 데 전혀 제약을 받지 않는 코언 형제이다보니 영화는 신기하고 거대한 인생우화가 됐다. 적재적소에 배치된 음악 장면들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괴상한 캐릭터와 별별 잡일들이 부추기는 인생의 잡음들 그리고 그것들을 모두 껴안고 있는 수미쌍관 형식이 우리의 감상력을 자극하고 즐겁게 한다(사족. 영화의 원제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는 르윈 데이비스의 영화 속 앨범 제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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