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모든 비보이들의 꿈은 하나다. 비보이들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배틀 오브 더 이어’(battle of the year)에서 우승하는 것. 초창기 비보이 문화를 이끌었던 미국은 지난 15년 동안 이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얻지 못했다. 이에 힙합계의 거물 사업가 단테(라즈 알론소)는 전설의 비보이 제이슨(조시 홀로웨이)을 코치로 초빙하고 미국 최고의 비보이들을 모아 드림팀을 만들어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 한다. 실력은 뛰어나지만 각자의 개성으로 인해 팀워크를 발휘하지 못하던 13명의 비보이들은 제이슨의 혹독한 훈련을 통해 하나의 팀으로 거듭나게 되고 16년 만에 우승을 향해 도전한다.
극영화인 <배틀 오브 비보이>는 비보이들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다큐멘터리 <플래닛 비보이>(2007)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장르는 다르지만 두 작품 모두 한국계 미국인 벤슨 리 감독이 연출을 맡아 같은 맥락에서 비보이들의 삶을 조명한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비보이들을 드림팀의 주요 멤버로 캐스팅하여 그들의 실제 삶과 도전을 영화에 녹여냈으며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넉넉하게 담아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다. 한국 관객에게는 비보이 크루 ‘서울 어쌔신’의 수줍은 연기를 보는 쏠쏠한 재미가 덤이다.
영화는 기존 스포츠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답습한다. 갈등의 발단과 해소가 뻔히 보이는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팀을 넘어서 가족이 되어 더이상 우승에 연연해하지 않게 된다는 진부한 설정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마지막 배틀을 위한 포석이라 해도 될 만큼 영화는 끝에 가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분출한다. 구성, 연출 등은 다소 부족한 점을 안고 있으나 비보이들에게는 새로운 바이블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극장에 가기 전에 <플래닛 비보이>를 보고 가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