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춤추기 시작한다
2005년 18개국 19개 비보이팀이 참가한 독일 ‘배틀오브더이어’를 소재로 한비보이들의 꿈과 도전!
국가와 인종, 언어는 다르지만 ‘힙합’이라는 국기 아래 모인 젊은이들!
‘배틀오브더이어’라는 하나의 목표를 두고 펼치는 B-Boy들의 ‘아름다운 전쟁’ 기록서
영화 <플래닛 비보이>는 세계 최강의 무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본격 비보이 다큐영화다. 영화는 자유와 평화의 갈망에서 시작된 비보이 문화가 전세계 젊은이들을 사로잡기까지, 한판 춤에 청춘을 내건 비보이들의 춤과 인생 그리고 우정을 집중 조명했다.
부모와 조국으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자신이 사랑한 비보잉을 널리 전하기 위해 저마다의 절박한 이유로 챔피언이 되어야만 하는 국가대표 크루들. 드디어 꿈의 무대 ‘배틀오브더이어’가 시작되고. 모두의 예상을 뛰어 넘는 결승전 최종 크루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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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오브더이어>, 그 흥겨운 현장을 360도로 즐긴다!more
매년 10월, 전세계 1만 여명의 비보이팬들은 ‘배틀오브더이어’를 보기 위해 독일 브론쉬바이그로 몰려든다. 각국 최고의 비보이들이 국가대표 명예를 걸고 겨루는 비보이계 월드컵 ‘배틀오브더이어’는 비보이들과 팬들에게 있어 꿈의 무대다. 리얼열정 다큐 <플래닛 비보이>는 2005년 ‘배틀오브더이어’를 생생하게 담아낸 기록서로,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세계 최고의 무대를 영화관에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영화에서는 비보이의 본고장 미국팀에서부터 최근 각광 받고 있는 한국 비보이들, 덴마크와 이스라엘까지 전세계 비보이 크루들의 열정적 공연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각국 특색이 묻어나는 흥겨운 음악과 화려한 비보잉은 보는 이를 압도하며, 마치 공연장에 와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영화는 감독 자신이 우연히 본 ‘배틀오브더이어’를 계기로 출발한 만큼, 본대회 비보이들의 공연과 치열한 배틀을 생동감 있게 전하는데 주력했다. 일반적으로 객석에서 보는 무대는 생생한 현장감을 주지만, 찰나의 표정과 아름다움을 놓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다큐 영화로 제작된 ‘배틀오브더이어’에서는 비보이 공연 무대를 비롯해 대회장 곳곳을 360도로 바라보며 즐길 수 있다.
<플래닛 비보이>는 ‘배틀오브더이어’ 각국 예선과 출전 준비 과정, 본선 무대 그리고 그 후 1년 뒤의 이야기를 충실히 담아내며 다큐멘터리 영화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각국 예선전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 기쁨과 자부심에 차오른 비보이들, 독일행 경비를 마련하는 가운데 고된 연습이 계속되고, 드디어 독일로 입성한다. 1만 여명의 전세계 비보이팬들 앞에 선 19개팀 크루들. 드디어 전년도 챔피언 갬블러즈가 첫 무대를 열자 공연장은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든다. 하지만 차례를 기다리는 팀들의 대기실에는 긴장이 감돌고, 때론 서로 경계하며 승부욕의 접점에 치닫기도 한다. 한껏 춤을 추고 무대에서 내려온 비보이들의 얼굴에는 만족감과 아쉬움 등 명암이 교차한다.
이처럼 영화는 본대회 무대 뿐 아니라 대기실과 관객석, 무대 뒤 이야기까지 보여주면서 비보이 월드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인간의 한계를 넘나들며 춤에 영혼을 싣는 비보이들의 열정은 보는 이들에게 흥겨운 에너지를 솟구치게 할 것이다.
꿈의 무대에서 내려온 비보이들의 숨겨진 이야기
영화 <플래닛 비보이>에서는 각박한 현실에 쫓기며 물질만능주의로 치닫는 시대 흐름에 역행해 오로지 꿈과 열정을 쫓는 비보이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비보이들이 춤에 자신의 영혼을 싣고 청춘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에 대한 대가는 가족과의 단절, 경제적 궁핍과 사회적 멸시. 난이도 높은 안무로 육체적 한계에 도전하는 비보잉은, 골절과 탈골 등 근골격계 손상으로 비보이 인생의 유한성을 확인시켜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보이들 중 그 누구도 비보이로 살아가는 것을 후회하거나,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춤을 폭발시켜 자유를 만끽하고, 다른 데선 채워질 수 없는 충만한 에너지를 맛 본 비보이들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인생의 다양한 감정을 충만히 느낀다. 져버릴 수 없었던 춤은 이 시대 상식으로는 뚜렷하게 설명해 낼 수 없는, 그저 그림자 같은 존재라고 비보이들은 말한다.
벤슨 리 감독은 그 열정의 근원을 찾아 미국, 프랑스, 일본, 한국, 독일을 넘나들며 어느 무대에서도 전하지 못한 비보이 크루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풀어냈다. 아무런 계산 없이 비보잉에 모든 삶을 내거는 비보이들은 마치 순수하고도 이상적인 첫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비보이들의 지구 생존법
<플래닛 비보이>에는 비보이들이 비보잉의 무한 긍정 에너지를 표출하며 지구에서 살아내는 방법이 담겨 있다. 인종차별이라는 대과제를 힙합으로 가뿐히 극복해내며 기적을 이뤄낸 프랑스 크루 「페이스-T」. 군입대를 앞두고 2년 연속 챔피언이 되어 전설로 기억되자는 한국의 「갬블러즈」이야기는, 비보이들이 사회 문제를 어떻게 돌파하는지를 보여준다. 비보잉이 유명 가수의 일회용 춤으로 버려지고 치기 어린 유행이 된 비보이 문화를 새롭게 일궈낸 미국 크루 「너클헤드 주」. 병상에 있는 아버지로부터 자신의 춤을 인정 받고 펑펑 울어버린 일본 크루 「이치게키」의 카츠 이야기에서는, 춤으로 호흡할 수 밖에 없는 비보이의 애환을 엿볼 수 있다. 보수적인 지방 소도시에서 태어나 가족의 냉대와 사회적 편견을 극복한 한국 크루 「라스트포원」의 히스토리는 세대간의 소통과 화합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한다.
각국 크루 모두가 반드시 챔피언이 되어야만 하는 절대적 목표를 갖고 있는 가운데, ‘배틀오브더이어’가 시작된다. 모두를 응원하기에 누구도 응원할 수 없는 꿈의 무대가 열린다. <플래닛 비보이>는 최고의 무대에 올라 만개하는 화려한 꽃 비보이, 그 꽃이 보낸 드라마틱한 인고의 시간을 공유하는 가운데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언론과 평단의 극찬 속에 착륙한 <플래닛 비보이>
스릴 넘치고 섬세한 개성으로 가득하다 –뉴욕타임스
브레이크 댄스의 불씨를 댕기다 –월스트리트저널
이야기가 감동적이고 그들의 움직임은 스릴 넘친다 –뉴욕데일리뉴스
<플래닛 비보이>는 2007년 트라이베카영화제를 통해 처음 세상에 공개됐다. 영화상영을 축하하기 위해 자비를 들여 뉴욕 공연을 해주었던 비보이들의 감동적인 공연과 함께 야외상영으로 이뤄졌다. 4천명의 야외상영 수용 인원을 훨씬 넘어선 6천명의 관객이 몰려들 정도로 관객의 관심은 뜨거웠다. 트라이베카영화제 기간 중에 <스파이더맨 3>에 이어 두 번째로 언론 노출이 많이 된 영화일 정도. 이후 부천국제영화제, 영국 에딘버러 필름 페스티벌 등 영화제에 참가했고 20회 암스테르담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과 LA 단관 개봉으로 시작한 <플래닛 비보이>는 현지 언론의 극찬 속에서 미국 25개 도시 연장 상영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뉴욕 비보이들은 <플래닛 비보이>를 자신들의 이야기라며 반기고 있으며, 미디어들은 이 영화를 계기로 비보이들의 댄스에 현혹되고 있는 중이다.
이를 반증하듯이 <플래닛 비보이>는 유튜브에서 예고편 118만3957회(2008년 4월 1일 기준)의 높은 클릭수를 기록했다. 더불어 영화에 삽입된 북한 군인과 남한 군인이 휴전선에서 벌이는 배틀 동영상(일명 ‘판문점 비보이 댄스동영상’)은 전세계 네티즌들에게 큰 관심을 끌며 51만5202회(2008년 4월 1일 기준) 클릭되었다. 그 외에도 한국 비보이들의 춤을 보거나 연습 모델로 삼기 위한 전세계 네티즌들이 유튜브에서 한국 비보이들을 찾고 있다.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베이시스트 ‘모그’
영화 <플래닛 비보이>의 음악을 책임지다!
한국 음악의 역량을 훌쩍 높였다는 찬사를 받고 있는 모그(본명 이성현)는 베이시스트이자 앨범 프로듀서, 영화 음악 감독이다. 93년 재즈공부를 위해 뉴욕으로 간 모그는 2004년에야 1집을 발매했다. 그의 첫 앨범은 ‘베이스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극찬을 받으며 2005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연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재즈, 락, 삼바 등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그의 음악은 세계적으로도 주목 받고 있다. 지난 해 발매한 3집 앨범에 보컬 Lea Lorien과 Lem Springsteen, 드러머 Willard Dyson과 JT Lewis 등의 해외 유명 뮤지션들이 참여했을 정도다.
<플래닛 비보이> 영화음악을 만들면서 재밌는 점은, 모그의 삶 역시 영화 속 비보이들과 닮아있다는 사실. 비보이가 백댄서로 격하되면서 가수들의 빈 무대를 채운다는 사회적 시선에 맞서 싸우는 것처럼, 베이시스트인 모그의 연주 역시 병풍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편견에 부딪히며 발전해왔다. 베이시스트인 것이 최대의 약점이었지만, 모그는 ‘베이스라는 악기의 존재감에 대해 알리자’며 정면 승부하고자 했다. 모그의 1집 앨범 ‘DESIRE'는 그렇게 탄생했고, 우리나라에서 발매된 첫 베이스연주 앨범이었다.
모그에게 있어 <플래닛 비보이> 음악감독 역할은 자신의 삶을 대입한 것이었으며, 때문에 자신의 음악을 객관화한 중요한 작업이었다. 관객들은 <플래닛 비보이>를 보면서, 모그의 음악 세계에 함께 젖어들 것이다.
비보이계 월드컵 ‘배틀오브더이어’
‘배틀오브더이어’는 힙합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보이 월드컵이다. 대회가 열리는 독일 소도시 브론쉬바이그는 매년 10월 세계 각지에서 찾아온 만여명의 손님들로 가득 찬다. 세계 18개국 19개팀 비보이들이 참가하는 최대 규모의 비보이 배틀이 열리기 때문이다. 비보이 월드컵이라 불러 마땅할 만큼, 세계 최고의 춤꾼들과 그 춤을 사랑하는 관객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배틀오브더이어’ 출전권을 획득하려면 각 국가별 예선 배틀을 치러 국가 대표로 선정되어야 하고, 한정된 출전 티켓(아시아 출전 티켓 4장)을 두고 다시 한 번 대륙별 경합을 벌인다. ‘배틀오브더이어’는 총 2회전으로 진행되는데, 1회전에서 각 팀은 6분의 시간 안에 모든 춤과 기량을 선보여야 한다. 테마와 음악, 관객들과의 호흡 등의 심사기준에 따라 상위 4개 크루를 뽑는다. 3, 4위와 1, 2위가 각각 배틀 형식으로 붙는 2회전에서 본격적인 ‘배틀오브더이어’가 펼쳐진다. 바로 비보이 챔피언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대회 요모조모
각국 비보이들이 1년을 기다린 꿈의 무대 ‘배틀오브더이어’의 총 상금은 2천 5백 유로. 그나마도 4개 크루 수상자들이 나눠 갖기 때문에 상금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 위해 전세계 수많은 비보이 크루들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영예, 물질과 맞바꿀 수 없는 희열이 솟구치는 ‘배틀오브더이어’의 가치를 알기 때문이다.
비보이 국가대표들에게 제공되는 숙소는 교실 한 칸. 그럼에도 출전 비보이들은 이곳을 호텔 같다며 환호하고, 바닥에 깔린 매트리스에 고단한 몸을 던져 눕는다. 교실 복도는 각국 비보이들의 외교 마당이다. 화폐를 교환하기도 하고, 간단히 춤 실력을 뽐내기도 하며 우정을 쌓아간다.
대회 시작 전 출전 비보이들에게 무대 공개 타임이 주어진다. 두번째 출전인 「이치게키」는 “너를 본 게 대체 얼마만이냐”며 반기고, 큰 무대가 처음인 「라스트포원」은 빈 무대에 대고 넙죽 절하며 입맞춤을 하기도 했다.
본 대회에서 치열한 승부를 벌인 각국 국가대표 비보이들. 하지만 대회가 끝나고, 관객들이 돌아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친구가 되어 버린다. 이 지구 상에서, 춤으로 살고 호흡하는 동족애를 톡톡히 발휘하는 순간. 내년에 다시 보자고 하지만 그것은 누구도 확언할 수 없는 약속이다. 대신, 그 어느 곳에서라도 계속 춤을 추며 비보이로 살자는 격려이자 응원이다.
제작비 마련 사투 끝에 세상 모든 감동을 끌어내다!
1998년 데뷔작 <미스 먼데이 Miss Monday>로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던 한국계 미국인 벤슨 리(38) 감독은 이듬해 ‘배틀오브더이어’의 비디오를 처음 접한 뒤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2004년 한국 비보이 「갬블러즈」가 우승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으로 달려간다. 한국 비보이들의 테크닉과 열정에 반한 벤슨 리 감독은 2005년부터 다큐멘터리 연출을 하게 된다.
벤슨 리 감독은 투자자를 구하기 위해 2005년 뉴욕 트라이베카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TAA(Tribeca All Access, 부산영화제의 PPP 같은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수많은 제작자와 투자자들을 만나봤지만 <화씨 9/11>, <슈퍼 사이즈 미>와 같은 다큐멘터리가 붐이었던 상황에도 투자를 받는 것은 힘들었다. 이후 개인적인 투자자들을 수없이 만났고, 제작비가 조금이라고 생기면 비행기 티켓을 구입해 촬영에 들어갔다. 매일 통장잔고와 싸우는 일상의 연속이었다.
촬영도 쉽지 않았다. 경복궁에서 촬영을 허락 받았으나 막상 궁 안에서 촬영을 시도하자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으며, 불교 사찰을 방문해 비보이의 퍼포먼스를 불상 앞에서 촬영하다가 스님의 반대에 좌절하기도 했다.
어려운 제작 과정에 대한 보상처럼, 벤슨 리 감독이 담아낸 ‘배틀오브더이어’에는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담겼다. 비보이 ‘한일전’이 1, 2위전에 펼쳐지고, 예상 밖의 팀이었던 「라스트포원」(한국)이 강력한 우승 후보인 「이치게키」(일본)를 누르고 2005년 최고의 팀이 되었던 것이다.
화려한 힙합 축제, 환상적인 B-Boying, 그 뒤에 감추어진 비보이들의 땀과 눈물, 뜨거운 우정까지. 벤슨 리 감독은 스펙터클한 영상과 음악으로 이 모든 감동을 세상에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