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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한해가 가고 한 시대도 가고
송경원 2013-12-23

클래식 세대 배우들, 피터 오툴과 조앤 폰테인 영원히 잠들다

피터 오툴, 조앤 폰테인(왼쪽부터).

또 한명의 위대한 배우가 우리 곁을 떠났다. 1962년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일약 전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던 배우 피터 오툴이 지난 12월15일 런던 웰링턴 병원에서 오랜 투병 생활 끝에 숨을 거뒀다. 향년 81. 60년대 영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사람인 피터 오툴은 아일랜드 출판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영국왕립연극아카데미에 입학한 이래 귀족적인 외모를 바탕으로 한 정통 정극 연기로 이름을 알렸다. 1964년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베킷>, 1980년 전미비평가협회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스턴트맨>을 비롯한 수많은 작품에서 잊지 못할 연기를 선보인 그의 죽음을 두고 마이클 D.히긴스 아일랜드 대통령은 “영화, 그리고 연극계의 거물을 잃었다”며 직접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골든글로브를 4차례나 수상한 피터 오툴이었지만 유독 아카데미상과는 인연이 없었는데 무려 8차례나 후보에 오른 끝에 2003년 제7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배우라는 직업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는 그의 수상 소감처럼 피터 오툴은 숨을 거두는 그 순간까지 배우의 삶을 산 진정 ‘위대한 배우’였다.

한편 같은 날, 앨프리드 히치콕의 뮤즈로 불리던 명배우 조앤 폰테인 역시 96살로 세상을 떠났다. 1935년 <노 모어 레이디>로 데뷔한 그녀는 1940년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레베카>로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고 이듬해 히치콕 감독의 <서스펜스>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명실공히 히치콕의 뮤즈로 인정받았다. 이후 <콘스탄트 님프> <미지의 여인에게서 온 편지> <제인 에어> 등의 작품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TV와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하며 할리우드 여배우로서 화려한 삶을 살았다. 여배우 릴리안 폰테인의 둘째딸로 태어난 조앤 폰테인은 마찬가지로 아카데미 여주주연상을 수상한 언니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와 함께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할리우드 스타 가족 중 한명이었다. 올해로 97살을 맞이한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는 다행히도 아직 생존해 있지만 할리우드 클래식 세대 배우들의 연이은 사망 소식에 한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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