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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뉴스] 해프닝이라기엔 씁쓸한
김성훈 2013-11-29

인권 다룬 <어떤 시선>, 4회에 걸쳐 대규모로 티켓 구입/취소 물의

고의적인 행동이든 단순한 해프닝이든 다른 관객의 상영 기회를 빼앗는 건 잘못된 행동이다.

악의적인 방해인가, 단순한 해프닝인가.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하고 박정범, 이상철/신아가, 민용근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영화 <어떤 시선>(사진)이 얼마 전 ‘어떤 사건’을 겪었다. 서울독립영화제 2013에서 11월30일과 12월4일 두 차례에 걸쳐 상영이 예정된 이 영화는 11월26일에 모두 매진됐다. 이상한 건 두차례의 상영 모두 전체 좌석의 절반 이상을 한 사람이 예매했다는 사실이다. 단체 관람이라고 여길 수 없는 건 앞서 발생한 동일한 사태 때문이다. 영화가 개봉하기 전이었던 10월21일과 영화가 개봉한 뒤였던 10월31일, CGV대학로와 부산 서면에서 각각 열린 시네마톡 상영 때도 <어떤 시선>은 상영 전 매진을 기록했다. 그런데 막상 상영이 시작되자 좌석의 절반가량이 비어 있었다. 극장에 확인해보니 한 관객이 좌석의 절반가량을 예매했다가 상영 시작 십 몇분 전 전부 취소했다는 것이다. 그때 그 일을 떠올린 <어떤 시선> 관계자들은 이번 서울독립영화제의 두 차례 상영 매진이 어떻게 된 일인지 CGV에 확인을 요청했고, 결국 동일인의 소행임이 드러났다.

민용근 감독은 “단순한 해프닝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고의적인 의도를 가진 행동이라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어떤 시선>이 다루고 있는 사안이 민감한 주제일 수도 있겠으나 이런 방법으로 정상적인 상영을 방해하는 건 정당하지도, 떳떳하지도 않다. 무엇보다 다른 관객의 관람 기회를 빼앗는 건 올바르지 못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관객과 연락을 시도한 CGV의 한 관계자는 “문제의 관객은 자신을 인터넷 영화 카페 운영자라 소개하면서 단체관람을 하려고 한꺼번에 예매했다가 사정이 생겨 취소한 것이라고 말하더라”며 “자세한 사항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무려 4번이나 대량으로 예매했다가 상영 직전 취소한 것을 단순히 단체관람을 하려다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받아들이기엔 어딘가 석연치 않다. CGV의 조치로 문제의 관객은 예매를 취소했고, <어떤 시선>은 11월28일 현재 정상적인 예매가 다시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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