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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새로움의 최전선

제13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10월16일부터 25일까지

<떠도는 삶-칠레 망명자들의 기록>

‘뉴미디어’라는 말이 여전히 유효하다면 끊임없이 새로운 영상언어와 미학을 탐구하고 창조해내는 작가들의 노력 덕분일 것이다. 아마도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하 네마프)은 그 노력의 최전선을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지도 모른다. 올해로 벌써 13회째를 맞는 네마프가 10월16일부터 25일까지 마포구청 대강당, 서울아트시네마, 미디어극장 아이공과 홍대 인근 대안문화 공간 및 거리 등에서 ‘대안YOUNG畵’라는 슬로건을 걸고 진행된다. 글로컬 구애전, 글로컬 초청전, 얼터너티브 장르, 작가특별전 등 총 6개 섹션으로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새로운 영상 글쓰기에 대한 가능성을 타진하고, 그 과정에서 영화를 보는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먼저 글로컬 구애전의 영화부문에서는 총 47개국 814편의 출품작 중 37편의 장/단편영화가 선정되었다. 우선 5편의 장편 중 두편의 한국영화가 눈에 띈다. HIV/AIDS 바이러스에 감염된 남자의 사랑을 담은 노은지, 고은정의 <옥탑방 열기>와 시간과 꿈의 잔영들을 움직임을 통해 아름답게 담아낸 임철민의 <프리즈마>가 이들이다. 여기에 정치적인 자유를 찾아 세계 각지로 망명을 떠난 10명의 칠레 이주민들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떠도는 삶-칠레 망명자들의 기록>도 함께 상영된다.

장편 섹션보다 훨씬 자유롭게 새로운 실험과 대안적 영상언어를 선보일 수 있는 단편 섹션도 주목할 만하다. 낯익은 이미지를 낯선 카메라워크를 통해 담아낸 작품에서부터 시간을 ‘시각화’하여 본다는 것의 경험을 새로운 감각으로 창조해낸 작품들, 혹은 불편하리만큼 잔혹한 현실을 다큐드라마 형식을 통해 담아낸 작품들까지 동시대 영상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들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단편들이 상영될 예정이다. 여기에 ‘영화’로는 다 담아내지 못한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여러 전시들도 글로컬 구애전의 ‘전시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인사이트>

‘주제전’에서는 올해 네마프의 슬로건인 ‘대안YOUNG畵’의 의미를 ‘보이는 영상언어’, ‘숨 쉬는 영상언어’, ‘재전유되는 영상언어’라는 세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살펴본다. ‘보이는 영상언어’ 섹션에서는 임민욱의 <불의 절벽-서울>, 정연두의 <다큐멘터리 노스텔지아 2008>, 심철웅의 <Bridge to the sky> 등 국내 작가들의 영상미술 작품이 준비되어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전세계 여성작가들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숨 쉬는 영상언어’ 섹션에서는 바바라 해머의 <역사수업>, 트린 T. 민하의 <그녀의 이름은 베트남>, 경순의 <레드마리아>가 소개된다. 소수자를 주체로 하는 새로운 영상언어를 탐색하려는 ‘재전유되는 영상언어’ 섹션에서는 김경묵의 <나와 인형놀이>, 윤성호의 <중산층 가정의 대재앙>, 임덕윤의 <조금 불편한 그다지 불행하지 않은 0.43> 등 새로운 영상주체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들이 상영된다.

여기에 우리에게 1970년대 기념비적인 연구를 통해 여성주의 영화이론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로라 멀비 특별전이 ‘시네마 랑가쥬’ 섹션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데뷔작 <아마존의 여왕 펜테실레이아>를 비롯하여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그리고 국내에 아직 소개된 적이 없는 <크리스털 게이징> <에이미!> <프리다 칼로와 티나 모도티>까지 총 5편의 영화가 준비되어 있다. 그외에도 미술을 영상으로 승화시켜 자본화되어가는 중국 사회에 대한 비판을 독특한 미학으로 담아낸 중국 작가 쑨쉰의 전작 15편도 ‘작가 특별전’ 섹션에서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미지의 중첩을 통해 시간을 창조해내는 <영웅 부재>나 <시대의 충격> 등은 오래된 신문의 이미지와 수묵화의 질감을 도입하여 새로움이라는 것이 오래된 것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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