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초통령 강림
한때 팝계의 초통령으로 통했으나 이제 우리에게는 싸이와 빌보드 1위를 다툰 보이 싱어로 더 익숙한 저스틴 비버. 그가 ‘빌리브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10월10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가진다. <베이비> <보이프렌드> 등 히트곡들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다. 공연은 월드투어의 프로덕션과 동일한 수준으로 진행된다니 기대해봐도 좋겠다. 예매는 이미 진행 중.
신파를 벗고 장르를 입다
‘장르 컬렉션’을 꾸준히 제작 중인 한국영상자료원이 <1950년대 신상옥 멜로드라마> DVD 박스세트를 출시했다. 신상옥의 1950년대 대표작 중 신파성을 벗고 멜로드라마의 정점을 찍은 영화 세편, <어느 여대생의 고백>(1958), <동심초>(1959), <자매의 화원>(1959)을 묶은 것이다. 영화 평론가 박유희의 작품해설이 담긴 소책자와 관련 이미지 자료를 모은 서플먼트도 포함돼 있다.
동서양의 분방한 만남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프랑스의 삽화가 겸 응용미술가 나탈리 레테의 개인전이 열린다. <비밀의 화원(The Secret Garden) 전>에선 그간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유화와 실크스크린, 드로잉 등 80여점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가방이나 쿠션, 도자기 등 작품을 응용해 동화 속 세계를 그대로 담은 다양한 상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8월5일까지 롯데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여름엔 역시 납량특집
무섭기만 한 공포영화는 가라! 시대물 오픈세트장으로 유명한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호러마을’이라는 이름의 축제가 열린다. 호러 매직쇼와 호러 파티, 호러 퍼레이드 등 호러를 테마로 오싹한 프로그램으로 가득하다. 8월3일 오후 8시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고스트 헌터를 찾는 챔피언십 대회까지 열린다. 대한민국의 용자들이여, 어서 신청하라! 7월23일부터 8월11일까지.
삶 속으로 들어온 예술
아르누보의 거장 알폰스 무하의 대표작 235점을 만날 기회다. 19세기 말, 유럽 미술계를 평정한 체코 출신의 장식미술가 알폰스 무하는 하위문화로 무시받던 상업미술의 위상을 드높인 아티스트다. 생활 속의 예술을 표방한 그의 유연한 세계를 들여다보자. 6개 섹션으로 나뉘어 다양한 각도로 무하의 작품을 조명할 <알폰스 무하: 아르누보와 유토피아전>은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오는 9월22일까지 열린다.
나도 그리섬 반장
누구나 한번쯤은 탐정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C.S.I: THE EXPERIENCE>는 범죄현장을 재구성하여 사건 해결의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전시다. 그동안 TV시리즈 <CSI: 과학수사대>를 통해 쌓아온 수사력을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CSI…>의 주인공처럼 수사관이 되어 사건현장을 날카롭게 분석해보자. 일산 킨텍스에서 7월13일부터 9월15일까지.
책, 책, 책을 들읍시다
최근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팟캐스트 분야에 문학동네도 뛰어들었다. 7월 말부터 팟캐스트 ‘채널 문학동네’의 문을 열기 위해 지난 7월 8일 첫 녹화를 마쳤다는 소식.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진행으로 인문사회 분야의 신간을 주로 소개하는 ‘채널 문학동네’는 첫 손님으로 소설가 김영하(사진)가 방문, 7월 말 출간 예정인 신작 <살인자의 기억법>의 속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이제 듣고 나서 읽어보고, 읽고 나서 다시 듣자.
그만의 목소리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원작자, 영화 <카포티>에서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이 분했던 소설가, 언젠가 읽은 적이 있는 스산한 논픽션 소설 <인 콜드 블러드>의 작가. 트루먼 카포티는, 어떤 식으로 기억하든 20세기 미국 문화사에서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이름이다. 그의 소설 세계를 완전체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트루먼 카포티 선집>만 집어들면 된다.
호텔 캘리포니아로 가자
<Hotel California>를 음원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이글스의 전성기 시절 앨범 1~6집과 미공개 싱글 앨범, 베스트 앨범이 드디어 음원서비스된다. 이글스는 디지털 음원 유통방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지만 결국 젊은 음악 팬과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통로라면 막지 않겠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Hotel California> 외에도 <Desperado’> <The Sad Cafe>와 같은 이글스의 대표곡들과의 조우, 이제 CD 없이도 가능해졌다.
세계관에 몰입하기
양영순의 <덴마>
어릴 적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하는 것 중에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서로 다른 설정에서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를 하나로 합쳐서 가지고 노는 거였다. 이를테면 레고피겨와 곰 인형이 필생의 라이벌이며, 전대물 계열 변신로봇이 알고 보니 그 둘의 어릴 적 헤어진 아버지였다든지 말이다. 좀 어설프면 그냥 혼자 머릿속에서 돌리게 되지만, 풍부한 상상력으로 절묘하게 엮어 넣으면 다른 이들도 함께 즐기고, 점점 더 방대하고 섬세한 세계로 발전한다. 그 안에서라면, 이제 등장인물들은 그저 저절로 뛰어놀게 된다.
<덴마>(양영순, 네이버만화 연재 중)는 작가가 <철견무적>부터 <라미레코드> 및 여러 설정 스케치 등 그간 작품 활동에서 펼쳐놓은 매력적인 세계관 설정들이 합쳐지고, 다양한 인물들 각각의 사연이 촘촘히 맞물리며 전개되는 SF판타지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우주택배회사에서 일하며 초능력을 지닌(퀑) 택배원이 있다. 택배 일을 하며 다양한 물건과 사람들의 사연을 지켜보거나 개입하는 개별 에피소드들이 있고, 악덕 회사에 묶이게 된 개별 주인공들의 사연이 있다. 나아가 택배회사의 배후인 종교재단, 각 행성 실력자들간의 암투, 종교의 근원인 다양한 다중 우주 개념들로 이야깃거리가 계속 확대된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은 설명문이 아니라, 주요 주인공들의 흥미진진한 모험과 대결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펼쳐진다. 다채로운 상성의 초능력 설정, 시공간을 오가면서도 명료하게 설명되는 전개, 간략하되 뚜렷한 그림체, 뜬금없는 유머 감각, 그리고 무엇보다 마초적 순정 같은 오락성의 코드로 말이다. 그리고 어느덧 독자는 던져진 설정 하나, 회수된 복선 하나에 즐거움을 느낀다. 세계관 자체에 몰입하고 참여하게 만드는, 대중서사물의 가장 높은 등급에 안착한 상태의 작품이다(연재 중지 없이 무사히 지속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