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해외뉴스
[해외뉴스] 시간은 돈이다
이주현 2013-06-04

미 극장주협회의 예고편 러닝타임 2분 제한에 제작사들 반발

<맨 오브 스틸>의 예고편 중에는 3분짜리도 있다.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1년에 1편, 2분30초가 넘는 예고편을...

영화 예고편을 2분으로 줄여라? 미국 극장주협회가 새로운 영화 마케팅 규정을 마련했다. 극장주협회는 이사진 회의를 통해 지금까지 2분30초 분량으로 제작돼온 영화 예고편을 2분으로 제한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담은 새 규정안을 내놓았다. 할리우드의 스튜디오들은 극장주협회가 제시한 새 규정에 일제히 불만을 표했다.

극장에 간 관객은 영화 관람 전 통상 7∼8편의 영화 예고편을 접하게 된다. 극장주들은 이를 관객이 집에서 TV광고를 20여분 동안 보는 것에 빗댔다. 예고편의 길이가 줄어들면 관객이 그만큼 광고 보는 시간이 줄어들어 쾌적하게 영화 관람을 할 수 있다는 논리다. 또한 예고편을 통해 본편의 줄거리가 너무 많이 제공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화 제작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극장과 TV에서 상영되는 영화 예고편은 영화사의 가장 강력한 홍보 무기다. 예고편이 짧아지면 그만큼 영화 홍보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한 대표는 “30초는 생각보다 긴 시간이다. 30초를 줄임으로써 영화 홍보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수도 있다. 2분30초는 영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꼭 필요한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영화협회는 예고편 러닝타임이 2분30초가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고,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그것을 자발적으로 따르고 있다. 극장주협회가 새로 마련한 마케팅 규정에는 이외에도 영화 개봉 4개월 전까지는 예고편을 포함한 모든 홍보 활동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단, 텐트폴 무비(성수기 영화시장을 주도하는 블록버스터영화)는 예외로 한다.

극장주협회의 마케팅 규정은 강제성을 띠지 않는다. 하지만 스튜디오들은 극장주들이 2분이 넘는 예고편의 상영을 거부할 수도 있어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극장으로선 짧은 예고편을 여러 편 상영하면 예고편 상영비를 더 챙길 수 있어 이득이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한 배급업자는 말했다. “모든 영화에 하나의 규정을 적용할 순 없다. 각각의 영화에는 그 영화에 맞는 나름의 마케팅 방법이 필요하다.” 과연 예고편의 러닝타임 단축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