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도시’ 할리우드에서도 가족이 다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영화를 찾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폭력에 관대한 영화들로 둘러싸인 할리우드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으면서도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 찾기가 더더욱 어렵다. 샌타모니카의 AERO 극장이 자리한 아메리칸 시네마테크에서 이런 부모들의 고민을 씻어줄 행사를 열었다.
지난 4월26일부터 5월5일까지 열린 LA어린이영화제(Los Angeles Children’s Film Festival)에선 모두 15편의 영화를 상영했다. 국내 개봉한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늑대아이>,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의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같은 일본 애니메이션과 <아주르와 아스마르> <프린스 앤 프린세스>를 만든 프랑스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셸 오슬로 감독의 <키리구 앤드 더 멘 앤드 위민>, 장 프랑수아 라귀니 감독의 신작 <더 페인팅> 등 프랑스 애니메이션 그리고 <지그재그 키드>(벨기에), <닌자 키드!!!>(일본), <신데렐라 문>(중국) 등의 실사영화들이 LA어린이영화제에서 상영됐다.
특히 <더 페인팅>은 서양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독특한 화풍과 색 등 이국적인 분위기로 영화제를 찾은 어린이 관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LA어린이영화제는 LA지역 부모들의 커뮤니티인 ‘Mommy Poppins’와 연계해 어린이영화평론가시스템을 도입했다. 영화제 시작 전에 선발된 어린이평론가들이 영화제에서 본 영화에 대한 영화평을 ‘Mommy Poppins’ 사이트에 올리는 시스템인데, <더 페인팅>은 가장 많은 어린이평론가들의 영화평이 올라온 영화가 됐다.
<더 페인팅>은 ‘스케치만 된 상태의 그림’(Sketches)과 ‘반만 칠해진 상태의 그림’(Halfies)과 ‘완성작’(All done)이라는 그림의 세 가지 상태를 캐릭터로 두고, 스케치가 완성작이 되기 위해 떠나는 모험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미술작품은 물론 미술사 속 사조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있어 교육적으로도 추천할 만한 영화로 꼽혔다. 특히 많은 수의 어린이 평론가들은 영화 속 모험담이 재미있었다고 언급하면서 <더 페인팅>을 본 뒤에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고 적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