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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부활인가 착취인가

영화의 TV시리즈화 늘어… 롤랜드 에머리히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연출

<베이츠 모텔>

할리우드영화의 TV 대이동이 시작됐다. 3월 방영을 시작한 <베이츠 모텔>과 4월 방영을 시작하는 <한니발>을 필두로 그동안 극장에서만 만날 수 있었던 영화들이 TV시리즈로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개발 중인 영화 원작으로는 <어벤져스>(감독 조스 웨던, 2012), <좀비랜드>(루벤 플레셔, 2009), <바바렐라>(로제 바딤, 1968), <아라비아의 로렌스>(데이비드 린, 1962) 등이 있다. 극장에서의 성공을 TV에서 이어가고자 만든 시리즈도 있고, 스튜디오 창고에만 묻혀 있었던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시리즈도 있을 것이다. <어벤져스>의 후속 격인 <쉴드>가 전자라면, <싸이코>(앨프리드 히치콕, 1960)의 프리퀄 격인 <베이츠 모텔>이나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후자다. 어느 경우든 더 많은 영화인들이 TV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흐름에 대해 <좀비랜드>의 공동 크리에이터 폴 워닉은 “모두가 수많은 TV쇼들의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가서라도 브랜드를 설립하고자 기회를 엿보고 있”으며 “코믹북이나 장난감처럼 영화도 TV쇼 전환을 위한 파일럿이 되어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TV시리즈로의 전환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아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만든 빅토크 프로덕션의 최고경영자 켄턴 앨런은 TV시리즈화를 손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겉으로는 좋은 아이디어처럼 보이지만 왜 처음과 중간과 끝이 있고 완벽하게 가공된 뛰어난 영화를 계속 질질 끄는 시리즈물로 바꾸려고 하나. 독창성이 망가질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한니발>을 각색한 브라이언 퓰러도 “사랑과 애정을 갖고 다루지 않으면 원작을 착취하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신중함을 강조한다. 하지만 프레맨틀 미디어의 데이비드 엘렌더는 <아라비아의 로렌스>에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을 기용하며 “어떤 크기의 화면에서 보더라도 영화적인 스케일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의 개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일찍이 TV의 영역으로 나아간 스티븐 스필버그, 마틴 스코시즈, 데이비드 린치 등의 뒤를 이어 토트 헤인즈, 기예르모 델 토로 등 더 많은 감독들이 TV시리즈로 몰려들고 있는 것을 보면 TV로 대세가 기울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