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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지극한 사랑법 <송포유>

노부부 아서(테렌스 스탬프)와 마리온(바네사 레드그레이브)은 단둘이 살고 있다. 아서는 성격이 좀 고약해서 단골 술집에서 만나는 친구들 몇몇을 제외하곤 나머지 마을 사람들과 그다지 잘 지내는 것 같진 않다. 하지만 아내 마리온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애처가다. 반면에 암으로 투병 중인 마리온은 급기야 남은 여생을 편히 보내라는 시한부 선고까지 받은 상태다. 몸을 지탱하기도 어렵지만 마리온이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것은 마을의 실버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이제 마리온의 마지막 남은 소망은 그녀의 합창단이 정식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그 예선 무대에서 마리온에게 독창의 기회가 주어지고 그녀는 남은 힘을 모두 짜내어 남편 아서에 대한 사랑을 노래로 표현한다. 하지만 얼마 뒤 마리온이 세상을 떠나고 아서만 홀로 남는다.

이후의 결과는 실은 정해져 있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아픈 아내를 귀찮게 하는 집단으로 생각하여 합창단원들에게 못되게 굴었던 아서. 하지만 그는 마리온의 뒤를 밟아 합창단의 길을 갈 것이다. <송포유>는 꼬장꼬장하고 못된 노인의 지극한 사랑법에 대해 그린다. 혹은 그 노인의 뒤늦은 자아 발견의 성취에 대해서도 그린다. 아서가 남들에게 야박할수록 아내에 대한 그의 사랑은 더 극진해 보이고 그가 합창단을 멀리할수록 그의 새 출발은 더욱더 반전으로 빛날 것이다. 그 점이 이 영화가 추구하는 감동의 포인트다. 하지만 너무 쉽게 예측되는 이야기, 일상의 슬픈 정서에 너무 기대고 있는 영화적 상투구들은 단점이다. <송포유>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건 온전히 이 영화가 해낸 몫이기보다 우리 삶이 이미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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