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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스러운 하정우 대 이연걸스러운 강동원의 맞대결
김성훈 사진 최성열 2013-01-15

<군도>의 윤종빈 감독

출연 하정우, 강동원 / 제작 영화사 월광 / 배급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 개봉예정 미정

윤종빈 감독은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가 끝난 뒤 홀로서기를 했다. ‘월광’(月光)이라는 제작사를 차린 것이다. 아내의 성인 ‘문’(영어로는 moon)에서 비롯된 ‘달’과 자신의 이름 마지막 글자인 ‘빈’(빛날 빈)의 동의어인 ‘광’자를 조합해 만든 이름이다. 계획했던 일은 아니다. “내 아이템으로 영화하는데 굳이 다른 제작사와 할 필요가 있을까. 때가 되면 내 제작사를 차려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때가 지금이 되었다. 해가 바뀌기 전, 하정우와 강동원의 캐스팅만으로 영화계를 ‘핫’하게 달군 <군도>라는 제목의 작품이 바로 윤종빈 감독의 신작이자 영화사 월광의 창립작이다.

제목대로 <군도>(群盜, 무리를 지어다니는 도둑)는 1895년 조선 철종 때 활동했던 의적단을 소재로 한 액션영화다. 사실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주로 했던 그의 전작(<용서받지 못한 자>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을 떠올려보면 큰 변화다.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15세 관람가 액션영화’다. 평소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다른 길로 새보고 싶었다.” 그게 장길산, 임꺽정, <수호지>의 호걸 같은 의적을 스크린으로 불러내는 일이었다. 명확히 규정해놓긴 했으나 시대 배경이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한다. “왕이 나오는 이야기도 아니고. 무슨 거짓말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시대를 골랐다.” 그런 생각을 막연하게나마 가지고 있던 중, 아이템이 본격적으로 구체화된 계기는 ‘민머리’ 하정우였다. “하정우씨가 학생 때 연극 <오셀로>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민머리였다. 주인공 백정이 그런 비주얼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얘기를 들은 하정우 역시 ‘그 머리, 재미있겠다’는 반응을 보였고 둘은 그렇게 다시 의기투합했다.

백정의 머리칼이 왜 없을까. 원래 머리카락이 있던 백정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그런 그가 의적단에 들어가게 이유는 무엇일까. <군도>는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하는 이야기다. 그리고 백정의 대척점에 악역 ‘조윤’이 있다. 누가 하는 게 적역일까, 생각하던 중 윤종빈 감독은 주변 사람들에게 강동원을 추천받았다. “무술감독들이 하는 얘기가 ‘대한민국에서 칼을 가장 멋지게 쓰는 배우가 강동원’이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동감했다.” 마냥 멋지게 나온 것보다 약간 삐딱한 강동원의 모습이 매력적이라고 평소 생각하던 차였다. 시나리오를 쓰기도 전에 그는 강동원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순정만화 속 주인공처럼 멋진 인물이 있다. 빤한 악역이지만 누구나 좋아할 수밖에 없는 남자’라고.” 강동원 역시 호기심을 보였고, 결국 복귀작으로 <군도>를 선택했다. “지금까지 강동원씨가 작품에서 수염을 단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시도해보려 한다. 해보고 안 어울리면 안 달면 되니까.”

하정우 대 강동원. 강동원 대 하정우. <군도>에서 두 남자는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펼친다. 우리의 눈은 호강할 일만 남았지만 윤종빈 감독의 걱정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결국 액션영화는 ‘누가 출연해서 어떤 액션을 하는가’가 중요한 것 같다.” 며칠 전, 영화의 액션을 맡은 정두홍 무술감독이 짠 두 남자의 액션 컨셉을 두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서부극으로 비유하자면 하정우가 쌍권총을, 강동원이 장총을 들게 될 것이다. 무협영화로 비유하면 하정우가 성룡스러운 액션을, 강동원이 이연걸스러운 액션을 선보이게 될 것이다.” 떠올려지는가. 윤종빈 감독의 비유만으로는 선뜻 상상이 되지 않는다. 분명한 건 우리가 이제껏 보지 못한 액션이 펼쳐질 거라는 것이다. “액션 장르로서 보편성을 얼마나 극복하는가가 관건인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정두홍 무술감독의 액션 설계가 신선하고 만족스러웠다.” 현재 <군도>는 캐스팅, 스탭 구성을 완료했고 로케이션 헌팅 중이다. “촬영 분량의 대부분이 오픈세트와 로케이션이다. 그런데 찍을 만한 곳이 별로 없더라. 큰일이다.” 겨울이 지난 뒤 크랭크인을 목표로 하고 있는 봄(4월)이 되면 <군도>는 지금보다 선명해질 것 같다.

의적의 복수가 시작된다

조선 후기 철종. 조윤은 전라도 나주 지방의 대부호 조 대감의 아들이다. 그러나 그는 서자라는 신분 때문에 어릴 때부터 성품이 삐뚤어진 채 자란다. 어느 날, 한 백정이 조윤과 관련된 어떤 일을 겪게 되면서 의적단에 들어간다. ‘돌무치’라는 이름로 의적단의 일원이 된 백정은 조윤에게 복수하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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