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수염이 참 잘 어울리십니다. =이러고 나오면 아무도 내가 출연한 줄 모를 줄 알았는데 이것 참. 얼굴형을 보아하니 당신도 수염 좀 기르고.
-<타운> 이후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제는 뭐 새삼스럽지도 않게 벤 애플렉 감독이라는 호칭이 더 익숙하실텐데. =다들 이제 제가 감독만 한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 전혀 아니고요, 최근에 <컴퍼니 멘>이나 <러너, 러너>에도 출연했습니다. 저도 먹고살아야죠. 집에 애가 셋인데 잘 기르고.
-그런데 말투가…. =<아르고> 홍보차 각운을 좀. 얘기하고 다니다보니 입에 침도 마르고. 수염도 자르고.
-그 옛날 출연했던 영화들 기억나시나요? <아마겟돈> <페이첵> <저지 걸> <포스 오브 네이처> <레인디어 게임> <진주만> <갱스터 러버>…. =혹시 제가 출연한 영화 제목들로 빙고게임이라도 하려고? 그래도 다 제 자식같은 작품들입니다. 가끔 케이블TV에 나오면 바로 채널을 돌려버리긴 하지만.
-<아르고>에 대한 평가는 접해보셨나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벤 애플렉 이 자식, 영화 속 가짜 영화 말고 진짜 네 영화나 잘 만들어!’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를 준비를 하고 극장을 찾았겠죠? 다 압니다.
-제2의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되려 한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서는요? =제 감독 데뷔작이 <곤 베이비 곤>이잖아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님의 <미스틱 리버>의 원작자인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이죠. 지금 생각하면 참 치기어린 생각이었지만 딱히 부인하지는 않겠습니다.
-물론 아직 젊으시지만 그렇게 되려면 건강관리부터 하셔야겠습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님의 어머니가 여전히 정정하게 살아 계신 건 아시죠? 우리 어머니한테도 말씀드렸어요. 어머니도 오래 사셔야 한다고요. 맷 데이먼 어머니나 우리 어머니나 워낙 참된 교육자시라 오래오래 사실 거예요. 그것만큼은 확실히 클린트 이스트우드 선배님을 따라할 수 있습니다.
-그럼 다른 걱정거리라도…. =제 동생 케이시 애플렉이 제일 걱정이에요. 구스 반 산트 감독님 <제리> 각본도 썼을 정도로 애가 글발이 좀 있거든요. 그런데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 이후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 이후로는 아직 이렇다 할…. 브래드 피트 형이 더 챙긴다는 얘기까지 듣고 있어서 많이 미안해요.
-감독으로서 맷 데이먼은 왜 안 챙기냐는 말씀도 많이 들으셨을 텐데. =조만간 맷 데이먼이랑 케이시가 나오는 영화 하나 찍을 겁니다. <점원들> 3, 4, 5 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