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위한 희망.’ 빛고을 광주에서 올해도 광주국제영화제가 열린다. 인권 보호와 휴머니즘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영화제인 만큼 올해 역시 평화를 주제로 한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장편 20편과 단편 36편 등 총 56편의 영화가 10개 섹션에서 상영된다. 광주영화제 조복례 프로그래머는 “광주가 인권과 평화의 도시다. 그래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평화와 휴머니즘을 다룬 작품을 위주로 수급했다. 물론 아시아 외의 지역에서 온 훌륭한 작품도 많다”고 올해 영화제 프로그램의 경향을 설명했다. 개막작은 조위 모렐 감독의 <레오나>. 영국으로 이주한 필리핀 이주노동자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인데, 필리핀의 관록있는 배우 필라 필라필이 열연을 펼친다고 한다. 폐막작은 아웅산 수치의 삶을 다룬 <두려움 없는 여인-아웅산 수치>다. <더 레이디> <미얀마를 말하다> 등 아웅산 수치의 이야기를 다룬 여러 극영화와 달리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다. 조복례 프로그래머는 “덴마크 저널리스트인 앤 본느 감독이 아웅산 수치와 가까운 사이라 아웅산 수치의 귀중한 기록영상들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 그 어떤 아웅산 수치를 다룬 작품보다 생생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과 북한의 합작영화 <평양에서의 약속>도 눈에 띈다. 중국의 무용가가 8일간 평양으로 조선 춤을 배우러 가면서 겪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판권이 중국쪽 제작사에 있으나 북한이 영화의 주요 공간인 까닭에 작품 수급에 꽤 애를 먹었다고 한다. 조복례 프로그래머는 “통일부에서 두 가지 상영 조건을 내걸었다. 영화제 동안 두 차례만 상영할 것과 상영이 끝난 뒤에는 프린트를 반드시 반출할 것”이라며 “영화의 마지막 7분간 벌어지는 북한의 카드섹션 장면은 스크린으로 보면 장관일 것 같다”고 이 작품을 추천했다. 이 밖에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밑바닥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옴니버스영화 <딜레마>와 이소룡에 대한 오마주를 담은 <쌍절곤> 그리고 2011년 세인트루이스영화제에서 인권상을 수상한 <티벳의 노래>도 추천작이다. 제12회 광주국제영화제는 11월8일부터 12일까지 광주 시내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