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씁쓸하지만 달콤한 세상 <미쓰마마>

태어나는 것을 제외한 인생의 모든 일들은 ‘선택’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 선택은 때로 혼자 감당하기엔 벅찬 경우가 많다. 백연아 감독의 두 번째 다큐멘터리 <미쓰마마>는 바로 이런 힘든 선택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영화의 카피 그대로 ‘결혼하지 않은 엄마’, 세명의 미혼모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애써 이들의 (힘든) 삶을 관객에게 이해시키려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을 이해하려는 섣부른 시도가 또 하나의 고정관념이 되어 미혼모들의 삶을 더 곤혹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세명의 미혼모들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재현되는 ‘싱글맘’들의 모습이 대부분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말뿐만 아니라 몸으로 보여준다. 다른 ‘엄마’들이 그러하듯 이들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며 사회생활을 하고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여가를 보낸다. 이때 이들을 묶어주는 것은 ‘엄마’(母)라는 가족 내 역할이지 ‘결혼하지 않은’(未婚)이라는 사회적 상태가 아니다. <미쓰마마>는 애써 ‘밝고 가볍게’, 방점의 이동을 시도한다.

말하자면 이제까지 우리가 보아왔던 미혼모들의 이야기가 그들의 선택에 대한 사회적 인정 투쟁이라는 다소 무거운 출발점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미쓰마마>는 그들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작은 사건들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건 사실 여느 ‘미쓰’나 혹은 ‘마마’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이 영화는 말한다.

‘미쓰’와 ‘마마’가 동시에 공존할 수 있는 세상, 그래서 이 영화의 영어 제목(bittersweet joke)처럼 씁쓸하지만 달콤할 수 있는 세상은 과연 가능할까?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