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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돗자리에 누워 히치콕의 <새> 감상을

제5회 필름4 서머 스크린 행사에 런던 시민들 큰 호응

고풍스런 서머셋 하우스의 앞마당에서 펼쳐진 제5회 ‘필름4 서머 스크린’ 행사 풍경.

주간 생활 문화지 <타임아웃 런던>은 ‘런던의 여름을 즐기는 최고의 방법’으로 “별빛이 반짝이는 밤, 서머셋 하우스의 고풍스러운 앞마당에 앉아 별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는 것”을 꼽았다. 특히 런던의 여름밤은 야외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다양한 영화 이벤트들로 풍성한데, 이중 단연 돋보이는 것이 지난 8월16일 시작해 27일 막을 내린 제5회 ‘필름4 서머 스크린’ 행사다. 행사가 열린 12일 동안 18세기에 지어진 서머셋 하우스의 앞마당에는 가로 17m, 세로 8m의 대형 스크린과 최신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설치됐다.

다른 야외 영화 상영 행사보다 이 행사에 유독 많은 영화 팬들이 모인 이유는 영국에서 아직 개봉하지 않은 최신작인 <길 위에서>(9월21일 개봉예정)와 <로우리스>(9월7일 개봉예정)의 프리미어 상영뿐 아니라 행사 주최인 <필름4>(영국의 4번째 지상파 방송 <채널4>가 운영하는 영화 전문 채널)와 영국영화협회(BFI)의 합작 이벤트인 ‘The Genius of Hitchcock’ 등이 펼쳐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가 ‘The Genius of Hitchcock’ 이벤트의 일환으로 선보였는데, 이 작품은 유니버설 스튜디오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디지털 프린트로 새롭게 복원한 것으로 역시 영국에서는 이 행사를 통해 8월17일 처음 대중과 만났다. ‘필름4 서머 스크린’에 참여한 많은 관객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 관람을 가장 특별한 이벤트로 꼽았다. 이는 거장 히치콕의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를 한여름 밤에 볼 수 있다는 점 외에 영화를 소개한 이가 바로 히치콕 감독의 뮤즈였던 티피 헤드런이었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그 밖에 좌석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관객이 스스로 피크닉용 돗자리를 펴고 편하게 앉거나 누워서 맥주나 와인을 가볍게 마시며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 역시 이 행사의 장점 중 하나다.

5년째 이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채널4>의 프로그래머 데이비드 콕스와 서면으로 인터뷰를 나눴다.

다른 방식으로 영화 보고, 즐기기

<채널4> 프로그래머 데이비드 콕스 서면 인터뷰

-이같은 야외 상영 이벤트를 기획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나는 영국의 여름밤을 사랑한다. 영화도 사랑한다. 이 둘을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이번 이벤트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또 야외에 나와 바닥에 앉아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관객에게 정말 색다른 경험이 될 거라 생각했다.

-좌석이 정해져 있지도 않고 헤드폰 등이 제공되지도 않는다. 이곳(서머셋 하우스 앞 광장)에서는 고전적인 영화 감상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관람이 이뤄지고 있는 듯 보인다. =나는 어두컴컴하고 때론 쾨쾨한 냄새가 나는 조용한 극장보다 이런 야외 상영을 통해 관객의 감각이 더 생생해진다는 믿음이 있다. 강변도로를 지나는 자동차 소리와 템스강을 뒤로하고 앉아 <자전거 도둑>을 감상하는 일, 아마 우리 행사가 아니면 어려울 것이다. 이 행사를 통해 관객이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영화를 보고 즐기기를 바랐다. 함께 온 가족, 친구들과 시원한 여름 하늘의 별과 상큼한 템스강의 바람과 아름다운 영화를 공유한다는 것, 매력적이지 않나. 이것이 ‘필름4 서머 스크린’의 테마다.

-상영작 고르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다. 단순히 비싼 돈을 들여 만든 블록버스터는 제외했다. 대신 우리 팀은 야외 상영 시에 관객에게 어떻게 보이고, 들리며, 다가갈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웃음) 히치콕 감독의 <>를 비롯해 <길 위에서> <로우리스> <인디아나 존스> <자전거 도둑> 등이 이런 과정 속에서 선정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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