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연어낚시>는 정치풍자소설이고, 직장인을 위한 멜로드라마다. 후자에 대해 잠깐 설명하면, 직장인을 위한 멜로드라마는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가 사랑할 수 없지만 관계를 끊을 수 없는 대상인 직장 상사와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발생한다. 상사 뒤에는 시스템이 버티고 있고, 아무리 논리적인 설득으로도 ‘보스’의 비이성적인 결단을 막을 수 없다는 데서 싹트는 인간적 비애가 공감의 원천이다.
주인공 알프레드는 영국 런던의 에너지기후변화부 산하 국립해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어느 날 그는 엄청난 자본을 보유한 의뢰인이 ‘연어를 예멘으로 가져가 그곳에 연어낚시를 소개하고 싶다’는 황당무계한 편지를 받는다. 황당한 이 제안을 외무부에서 밀어붙이면서 문제가 커져가더니, 윗사람은 국고보조금이 삭감된 마당에 민간부문에서 자금이 들어올 일을 마다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아내는 한달 생활비를 생각하면 사표는 말도 안된다고 잘라 말하고, 총리관저에서는 총리가 이 프로젝트를 원한다는 압력이 들어온다. 영국 총리는 한손에 낚싯대를, 한손에는 연어를 들고 서서 커다란 기념사진을 찍는다는 아이디어를 마음에 쏙 들어한다. 이제 도망갈 곳은 없다. 물이 없으면 우기를 노리면 되고, 수온 낮은 물이 필요하면 비가 오는 산을 이용하면 되고, 연어가 영국 강의 먹이만 먹어 문제라면 파리도 가져가면 된다는 식이다.
<사막에서 연어낚시>는 예멘에 연어낚시를 가능케 한다는 프로젝트에 얽힌 이들간에 오고 간 편지, 매체에 실린 인터뷰 기사, 영국 하원에서 있었던 프로젝트 관련 질의응답과 알프레드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겪은 일을 교차해 진행한다. 윗사람들의 고집으로 연어낚시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는 상황이 주인공에게는 당혹스러울지 모르지만 읽는 사람에게는 웃음을 안긴다. 그렇게 예멘 연어 프로젝트 완공식이 열리고, 그 자리에서 연어가 아닌 정치가 권력을 휘두른다. 경쾌한 풍자로 시작해 폭풍 같은 엔딩을 맞는 <사막에서 연어낚시>는 라세 할스트롬 감독이 연출하고 이완 맥그리거, 에밀리 블런트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로 만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