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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국계 미국 이민자들의 시선
안현진(LA 통신원) 2012-08-22

독립된 영화제로 새롭게 출발하는 제1회 LA 코리안 아메리칸 영화제

폐막작

한국계 미국 이민자들의 시선을 영화로 만나자. 미주한인사회의 다양성을 지향하는 ‘LA 코리안 아메리칸 영화제’(이하 KAFFLA)가 2012년 8월9일 그 첫발을 내디뎠다. 8월9일부터 11일까지 3일 동안 LA 한국문화원에서, 장편영화 4편과 단편영화 13편 등 모두 17편의 상영작을 선보인 이번 영화제는, 그동안 미국에서 한국영화의 상영이 주가 되었던 기존의 한미영화제들과 다르게 이민자들이 만들고, 이민자들이 바라본 세상을 담은 영화들이 소개되었다.

KAFFLA는 한국인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며 미 의회에서 제정한 ‘미주한인의 날’을 축하하기 위해 2007년에 만들어진 ‘뉴욕 코리안 아메리칸 영화제’(이하 KAFFNY)의 프로그램 중 하나였는데, 2012년부터는 KAFFNY에서 분리되어, 독립된 영화제로 새롭게 출발했다. 제1회 KAFFLA의 개막작으로는 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이었던 박진오 감독의 <키스할 것을>이, 폐막작으로는 장재호 감독과 타라 오토비노 감독이 공동연출한 다큐멘터리 <Ultimate Christian Wrestling>이 상영됐다.

2012년은 1992년 LA폭동이 일어난 지 20주년이 되는 해로, 이 사실은 2012년에 KAFFLA가 처음 열리게 된 중요한 동기가 되기도 했다. ‘LA Riots 2012’라는 특별프로그램은 그래서 준비됐다. 20년 전의 사건을 주제로 이민자2세들이 만든 영화 <폭동> <Clash of Colors> <I Got My Mind Made Up> <LAR20> 등 이 프로그램에서 상영된 영화 5편은 극영화,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서 새로운 세대가 역사에 접근하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KAFFNY의 공동창립자이자 KAFFLA의 김대훈 집행위원장과 영화제 개막에 앞서 전화 인터뷰를 나누었다. 김 위원장은 이번 ‘LA Riots 2012’ 프로그램에서 현재 촬영 중인 다큐멘터리 <LAR20>(가제)의 편집본을 상영한 감독이기도 하다.

다른 한미영화제들과 다르다

김대훈 집행위원장 인터뷰

-KAFFLA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KAFFNY를 통해서 알게 된 이민자 커뮤니티와 다른 행사를 기획하다가 영화제로까지 발전하게 됐다. KAFFNY도 시작은 ‘미주한인의 날’ 행사 중에 하나인 두 시간짜리 프로그램이었는데, 중간에 독립된 영화제로 만들게 됐다. 우리 영화제는 다른 한미영화제들과 다르다. 영화제에 (감독으로서) 참여하기 위해서 꼭 한국인일 필요도 없고 이민자일 필요도 없다. 폐막작인 <Ultimate Christian Wrestling>은 이민자 사회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내용이다. 조지아주에서 기독교 선교를 목적으로 벌이는 레슬링에 대한 다큐멘터리인데, 근본적으로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방법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기 때문에 상영하게 됐다.

-‘LA Riots 2012’ 프로그램은 어떻게 기획되었나. =처음부터 영화제로 만들려고 했던 건 아니고, LA에서 LA폭동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기획하던 중에 만들어졌다. 준비하면서 조직력이나 정치적인 문제로 콘서트는 무산되었지만 영화제는 하게 됐다. 사실 나도 이 사건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너무나 무지하다는 걸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깨달았다. LA폭동이 일어난 역사적 배경은 무엇인지, 중요한 인물은 누구인지, 지금 한국 이민자들의 99%는 이러한 것들을 잘 모르고 있다고 본다.

-‘LA Riots 2012’에서 직접 만든 영화 <LAR20>이 상영됐다. 어떤 프로젝트인가. =LA폭동에 대해 알아갈수록 이 사건 이후로 지금까지 우리가 배운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흑인 커뮤니티나 한인 커뮤니티나 서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 조금이라고 알고 있었다면 그런 참혹한 일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LA폭동을 보도했던 미디어의 편향된 시선도 불공정했다.

-내년에 두 번째 영화제를 준비하는 것도 큰 고민이겠다. =그렇다. 잘돼야 할 텐데, 내가 장편영화를 준비하고 있어서 올해처럼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커뮤니티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