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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그래도 사랑은 여기 남았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유브 갓 메일> 등 연출한 노라 에프런 감독 타계

시나리오작가 겸 감독 노라 에프런

로맨틱코미디계의 대모로 불렸던 시나리오작가 겸 감독 노라 에프런이 6월26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2살. 그녀는 로맨틱코미디 각본가 헨리 에프런과 피비 에프런 사이에서 태어나 저널리스트로 출발했다. 요리, 뉴욕, 섹스를 즐겨 다룬 그녀는 칼럼니스트였을 때부터 특유의 풍자적 터치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녀가 할리우드로 향한 것은 1983년. 데뷔작 <실크우드>로 단번에 아카데미 각본상에 이름을 올린 그녀를 ‘로코물’의 대명사로 만들어준 작품이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1989)다. 맨해튼에 사는 두 남녀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영화를 통해 그녀는 자신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샐리(멕 라이언)가 붐비는 레스토랑에서 가짜로 오르가슴 흉내를 내는 장면은 로맨틱코미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등극했다. 이후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1993)으로 감독 데뷔까지 이룬 그녀는 <유브 갓 메일>(1998), <지금은 통화중>(2000) 등 흥행작들을 내놓으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특히 철 지난 사랑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내는 데 뛰어난 감각을 자랑했다.

에프런의 타계 소식에 할리우드에도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가장 앞서 조의를 표하고 있는 이들은 그녀와 함께 작업했던 배우들이다. 빌리 크리스털은 “그녀의 해리로 살았던 시간은 영원히 내 마음속에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라고 상실감을 표했으며, 톰 행크스는 “저녁식사 자리에서건 현장에서건 그녀는 지혜와 위트, 동료들과 삶에 대한 사랑으로 우리를 고무시켰다”고 지난 시간을 회고했다. 6년 전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진단받은 에프런은 투병 중에도 마지막까지 활기를 잃지 않았다. 2009년에는 유작으로 남은 <줄리&줄리아>를 연출했고, 2010년에는 에세이집 <철들면 버려야 할 판타지에 대하여>를 발간하며 말년에도 건재를 과시했다. 그녀는 떠났지만, 사랑을 의심하는 자들에게 웃음으로 보답했던 그녀의 열정과 활력은 그녀가 남긴 영화들을 통해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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