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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상 당선자 우혜경
이후경(영화평론가) 사진 오계옥 2012-06-14

“위에서 내려다보지 않는 비평을 쓰고 싶다”

최영의씨라고 생각하고 첫인사를 건넸는데, 명함에 적힌 이름은 우혜경(36)이다. 현재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프로그램실에서 일하고 있으며, 김기영 감독에 관한 다큐도 만들고 있고, 허우샤오시엔에 관한 책의 번역을 끝낸 참이라고도 했다. 그 모든 일을 “영화에 대한 공부”로 여긴다는 그는 서른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이론과 예술사에 들어가 졸업까지 했지만 영화에 대한 갈증이 높다고 했다. 답변들 속에 부지런한 시네필의 면모가 엿보였다. 부지런한 필진을 얻은 것 같다.

-최영의라는 가명을 썼다. =‘바람의 파이터’ 최배달의 본명을 가져다 썼다. 아드님의 인터뷰를 보니 그분이 최선을 다한다는 말을 싫어하셨다고 하더라. 매번 다른 상대를 만나 일대일로 싸울 때마다 있는 힘을 다해 싸워야만 한다는 뜻이었다. 영화에 관한 글 역시 다른 감독, 다른 작품을 만날 때마다 있는 힘을 다해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휴고>와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쓰게 된 계기는. =<휴고>는 영화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서 좋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얘기되지 않은 작품이라 써보고 싶었다. 고레에다는 원래 그렇게 좋아하는 감독은 아니었다. 근데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을 보면서 내가 그동안 그를 오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오즈 야스지로나 허우샤오시엔의 추종자가 아니라 그 너머로 나아가려고 했던 감독이라는 생각에 다시 챙겨보게 됐다.

-앞으로 어떤 글을 쓰고 싶나. =신형철 문학평론가의 글을 좋아하는데 그의 글이 어떤 경우에도 문학에 대한 사랑과 존중심을 잃지 않아서 좋아한다. 그처럼 어떤 영화, 어떤 감독이든 위에서 내려다보지 않는 비평을 쓰고 싶다.

-도전해보고 싶은 작가론이 있다면.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난니 모레티. 이스트우드는 <J. 에드가>가 개봉했으면 어떻게든 써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특히 그의 최근작 속의 노쇠한 몸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모레티는 다큐 작업을 하다보니 자연히 관심을 갖게 됐다. 최근에는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를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기회가 닿는 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써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