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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R등급이라는 이름의 검열
남민영 2012-03-06

웨인스타인 컴퍼니, 등급문제로 미국영화협회에 보이콧 선언

다큐멘터리 <더 불리 프로젝트>

하비 웨인스타인이 이끄는 웨인스타인 컴퍼니가 미국영화협회(Motion Picture Association of America, 이하 MPAA)에 보이콧 선언을 했다. 미국 내 영상물 등급을 판정하는 MPAA의 어떠한 판정도 불복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MPAA가 웨인스타인 컴퍼니의 배급작 <더 불리 프로젝트>에 미성년자 관람불가인 ‘R’등급을 매기면서 일어났다. 리 허시가 연출을 맡은 <더 불리 프로젝트>는 미국 내 왕따문제를 다룬 장편다큐멘터리다. 다섯 소년과 그들의 가정을 1년간 따라다니며 학교에서 공공연히 이뤄지는 집단 따돌림 현상을 지적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6차례에 걸쳐 등장하는 욕설장면 그리고 폭력성 때문에 R등급을 받았다. 웨인스타인과 리 허시는 “<더 불리 프로젝트>가 총기 사건으로까지 이어지는 미국 내 심각한 왕따문제를 다뤘기 때문에 보다 많은 이들이 영화를 보고 경각심을 갖길 원했다”고 자신들의 입장을 전했으나 MPAA는 어떠한 공식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MPAA에 등급 판정을 두고 벌어지는 논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9·11 테러와 그에 얽힌 부시 대통령의 비리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화씨 9/11>의 감독 마이클 무어 역시 MPAA로부터 R등급을 판정받아 크게 반발한 바 있다. MPAA는 <화씨 9/11>의 폭력성과 욕설을 문제 삼아 R등급 판정을 내렸지만 마이클 무어는 “이 영화를 R등급으로 판정하는 것은 모든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었다.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로 명성을 떨치며 거센 입김을 자랑하는 하비 웨인스타인과 MPAA의 이번 분쟁으로 어떤 후폭풍이 밀려올지 귀추가 주목되는 한편 일각에서는 “MPAA가 등급 재조정을 하더라도 결과는 같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웨인스타인 컴퍼니는 MPAA의 등급 판정에 대한 부당함을 알리는 온라인 청원을 진행 중이며 이 청원에는 7만5천명 이상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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