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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re you] 곽도원
이후경(영화평론가) 사진 오계옥 2012-02-07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방금 매니저에게 프로필을 건네받았는데 특기가 특이하다. 태껸이라니. =회사에서 뭐라도 쓰라기에. (웃음) 근데 제법 한다. 연희단거리패 시절에 배운 거다. 태껸도 지방에 따라 다른데 내가 배운 건 김해 태껸이다.

-연극을 본격적으로 하게 된 건 언제부턴가. =연희단거리패 들어가서 제대로 배우하겠다고 밀양으로 내려간 게 27살 이던 해 12월30일이었다. 그전에 아동극단을 차려서 <홍길동>을 하고 있었는데, 하인 역 하는 애가 “도련님~” 하면서 날 부르러 올 때마다 슬라이딩을 하면서 다가오는 거다. 뭐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근데 연기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까 걸으라고 윽박지르고 그랬다. 그래서 해산!

-고졸인데 검사 역을 맡아 부담이 컸다던데 어떻게 캐스팅 됐나. =말 한마디가 정말 무섭구나. (웃음) <황해> 덕에 됐다. 나홍진 감독님이 윤종빈 감독님이랑 친해서 가편집본을 자주 보여주셨다는데, 그때부터 검사 역에 나를 생각하고 계셨다더라. 내 대사, 동선까지 다 외우고 계셨다. 근데 목이 말라서, 5분만 쉬어도 되겠나. (물 마시며) <씨네21>이면 진짜 오래된 잡지 아닌가. 구인구직란 보고 <이재수의 난> 오디션 갔다가 2차에서 떨어진 적도 있는데.

-10년도 더 된 영화인데. =진짜 오래전이지. 돈도 별로 없던 때라 서점 가서 뒷장만 슬쩍 보고 나오고 그랬다. (웃음)

-(5분뒤) 배우 최민식과의 만남은 어땠나. =연기는 액션이 아니라 리액션이라는 게 내 개똥철학이다. 최민식 선배님이 주시는 만큼 받아서 도로 건네드리면 됐다. 선배님이 “아이고, 검사님, 어깨 마~ 이 딱딱해지셨네예”라고 딱 치면 “이 새끼가”가 저절로 나오는 거다. 그만큼 선배님은 나를 검사라고 믿어주셨고, 나는 선배님을 검사한테 건방 떠는 깡패라고 믿고 했다. ‘너는 아빠, 나는 엄마’ 하는 소꿉장난처럼 연기도 일종의 역할놀이잖나.

-연기 안 할 땐 뭐 하고 노나. =여행. 특히 제주도 가는 걸 좋아한다. 제주도에는 산과 바다가 다 있어서 좋다. 산은 오르다 보면 복잡하게 엉켜 있는 생각들이 착착 정리돼서 좋고, 바다는 그런 생각을 훑어서 없애줘서 좋다. 요즘은 강정마을 생각하면 분통이 터지지만.

-<회사원> <점쟁이들>까지 차기작도 쟁쟁하다. =<회사원>에서는 비열한 성격의 킬러회사 낙하산 직원이고 <점쟁이들>에서는 귀신을 볼 줄 아는 파계승으로 나온다. 다 잘 돼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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