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대학은 말한다. 당신의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열정이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대다수의 학생이 당황할 것이다. 과연 나의 열정을 실기시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란 문제에 봉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학생이 학원으로 달려가지만, 학교는 학원에서 준비한 정형화된 스킬을 요구하지 않는다. 아니, 그럼 어떻게 하란 소리냐고? 그럴 땐 인생선배 그리고 학교선배한테 물어보는 거다. 여기에 그들이 전하는 입시팁과 현장 얘기가 속속들이 녹아 있다.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라
박서연│건국대학교 영화학과 05학번(졸업) <옥희의 영화> 외 다수의 단편영화 출연
-자기소개 부탁한다. =현재 건국대학교 영화과에서 교직과목인 <연극영화 교재 연구 및 지도법>을 강의하고 있다. 영화 출연 외에는 미스코리아대회 서울 본선에도 진출했었다.
-왜 건국대학교를 선택하게 됐는지. =건국대학교는 연극영화과가 아니라 영화과가 있다. 나는 처음부터 연극식 연기보다 스크린 연기를 배우고 싶었는데 건국대학교는 영화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곳이라 마음이 끌렸다.
-제일 기억에 남는 수업은 어떤 것인가. =워크숍 수업이다. 워크숍에서는 단편영화를 촬영했다.
-학교 다닐 때 꼭 해봐야 할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워크숍 때 찍은 단편영화를 그냥 묵히지 말고 공모전이나 영화제에 꼭 출품했으면 좋겠다. 혹은 스스로 출품을 위한 작품을 찍거나. 그런 자신만의 활동과 수업을 병행하면 좋을 것 같다.
-입시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자신에게 맞는 색깔의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즉,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연기전공은 성실함이 가장 중요하다. 연기에 필요한 기본 발성, 배우로서 필요한 몸 만들기 모두 게을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배우를 꿈꾸고 또 연기를 잘하고 싶다면 우선적으로 독해능력이 필요하니 평상시에 책을 많이 읽어라. 인문학적 소양은 연출전공이든 연기전공이든 다 중요하니까.
영화노동자로서 정체성 고민해보길
왕수안│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부 00학번(졸업) <빈집> 편집조수로 활동 시작. <영화는 영화다>, <모던보이>, <혜화, 동> 편집기사. 현재 독립영화 편집을 하며 강의 중
-왜 동국대학교 영화영상학부를 선택했나. =단순하다. 10년 전 일이지만 서울 소재 영화과 중에 동국대가 제일 좋다고 해서 선택했다.
-동국대에서는 어떤 것들을 배웠는가. =영화 전반적인 것들이다. 학생 때 주로 스태프를 하다가 2학년 때부터 편집 쪽으로 마음을 먹었다.
-학교에서 배운 것들 중 어떤 점들이 현장에 나가서 가장 도움이 됐는가. =친구들과 함께 단편영화를 찍은 게 가장 도움이 됐다. 특히 학교에서 장비나 컴퓨터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활용해 기술을 익혔더니 졸업하자마자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됐다.
-영화인을 꿈꾸는 학생들이 갖췄으면 하는 것은. =영화인이 되려고 한다면 노동자로서 자기 정체성에 대한 고민해봐야 한다.
-학교 다닐 때 학생들이 꼭 해봤으면 하는 것. =교양수업을 열심히 들었으면 좋겠다. 단지 스펙만 쌓으라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이 갖춰야 할 교양을 쌓았으면 좋겠다.
-입시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 =영화를 하다보면 내가 꿈꾸던 것들과는 상황이 확연히 다를 수 있다. 그럴 때 부모님 생각해서 억지로 하지 말고 젊으니까 이 길이 아니더라도 편하게 다른 길을 택했으면 좋겠다. 아니다 싶을 때는 그만두는 의지도 필요하다.
인문학 공부 꼭 해야
한상범│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 99학번(졸업) <슈퍼스타 감사용>, <열혈남아>, <김씨표류기> 제작팀으로 참여. <친구사이> PD를 거쳐 현재 <차형사> PD
-대진대학교 연극영화학부에 입학한 계기는. =99학번인데, 내가 학교에 입학할 당시에도 대진대학교는 장학금 제도가 좋았다. 장학금 혜택을 받으려고 입학했다.
-학교 다닐 때와 현장에서 일을 하는 지금 영화에 대한 자세는 어떻게 다르나. =학교 다닐 때는 영화에 대한 꿈을 꾸는 초기단계였다면 지금은 그 꿈을 실행하는 과정에 있다.
-PD가 되기까지 학교에서 배운 것 중 가장 도움이 됐던 것은 무엇인가. =영화연출전공으로 학교에 들어갔는데 그때는 학부가 나뉘어 있지 않아서 연극, 영화, 뮤지컬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다. 각 전공을 다양하게 체험해본 경험이 영화 제작 전반에 밝아야 하는 PD로서 크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사회에 나가보니 학생시절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영화를 하면 영화 안에만 갇히기 쉽다. 하지만 영화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사회를 알아야 한다. 그러니 영화 밖의 일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그리고 전공 공부만 할 것이 아니라 인문학 공부를 꼭 해야 한다.
-입시를 앞둔 학생들에게 전해줄 팁이 있다면. =진짜 간단하다. 책 많이 읽고 영화를 많이 보자. 영화영상 일을 하려는 이들에겐 가장 간단하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