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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의 음악 성장담을 통해 폴란드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밴드명: 올 댓 아이 러브>
신두영 2011-10-05

음악이 세상을 바꾼다. 그 음악 가운데 가장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하는 장르는? 바로 펑크록이다. <밴드명: 올 댓 아이 러브>(이하 <올 댓 아이 러브>)는 1981년 폴란드에서 펑크록 밴드를 이끄는 야넥(마테우시 코스치우키에비치)의 이야기다. 당시 폴란드는 공산당 독재에 맞선 자유노조(솔리다르노시치)의 기운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때다. 전국적인 노조의 파업으로 공산당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한다. 이 엄혹한 시절 해군 장교의 아들인 19살 청년 야넥은 체제에 반하는 음악을 한다. 한편 야넥이 사랑하는 연인 바시아(올가 프리치)의 아버지는 자유노조의 노조원이다. 바시아의 아버지가 경찰에 연행되고 바시아는 야넥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올 댓 아이 러브>는 버려진 기차의 객실에서 네명의 젊은 청년이 열정적인 연주를 하면서 시작한다. 록 페스티벌에 출연하기 위해 데모 테이프를 보내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는 야넥과 친구들의 모습은 여느 밴드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시대가 이들을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영화는 젊음을 불사르는 청춘의 눈부심에서 방향을 달리해 청춘의 좌절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한 청년의 성장담을 통해 폴란드의 시대상을 보여주려는 <올 댓 아이 러브>의 접근법은 꽤 세련됐다. 체제에 순응해야만 하는 아버지와의 관계, 체제에 반하는 연인과의 관계에서 분노하는 야넥의 정서는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펑크라는 음악 요소가 들어가면서 영화는 생기를 더한다. 극중 야넥의 밴드가 선보이는 음악도 썩 훌륭하다. 영화에는 시끄러운 펑크록만 있는 게 아니다. 현대음악을 공부한 야첵 보에르추크 감독은 극의 곳곳에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도 배치했다. 적절한 안배가 돋보인다. 음악은 영화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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