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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은 작위적이지만 그나마 다큐멘터리가 영화를 이끈다 <독도야 반갑다>
신두영 2011-09-28

200만원이 없어서 방을 빼게 생긴 두 남자 성규와 두태가 있다. 이들은 백수다. 고향 진도로 내려가서 소똥을 치우기 싫고, 엄마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두 남자가 선택한 일은 국토대장정에서 아이들을 인솔하는 소대장이 되는 것이다. 인천에서 출발해 독도를 향하는 14박15일간의 여정에서 성규와 두태는 나름의 계획을 세운다. 아이들이 아프다는 거짓말로 부모에게 돈을 받아내려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걷는 동안 두 남자는 아이들의 부모가 어떤 일을 하는지 조사하기 시작한다.

<독도야 반갑다>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가 혼합된 독특한 장르의 로드무비다. 제작진은 이런 스타일을 독션필름(Doction Film)이라고 부른다. 영화의 기본 뼈대는 120명의 아이들이 체험하는 국토대장정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뙤약볕 아래 독도를 향해 걷고 또 걷는 아이들의 진솔하고 해맑은 인터뷰는 진짜다. 이 다큐멘터리 속으로 내러티브를 가진 연기자인 성규와 두태가 들어간다. 사기를 치려 했던 두 남자는 아이들과 함께 걷는 동안 마음을 고쳐먹는다. 다큐멘터리를 제외하고 픽션만 놓고 보면 두 찌질이의 성장기다.

<독도야 반갑다>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에는 무리가 많은 영화다. 우선 픽션의 내러티브는 공감을 얻기 힘들다. 거짓말로 부모에게 돈을 받아내려는 설정이나 첫사랑의 딸을 우연히 만나는 과정 등이 모두 작위적이다. 그나마 다큐멘터리가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연기자와 아이들이 자연스레 어울리는 장면은 유쾌해 보이지만 이것 역시 TV다큐멘터리의 수준을 넘기는 힘들다.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시작한 <독도야 반갑다>는 국토대장정에 참여한 아이들에게는 재밌는 이벤트가 될 수 있겠지만 관객의 마음에 울림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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