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트윅스트> 프레젠테이션 현장.
전세계 SF팬들의 축제, 코믹콘이 7월21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렸다. 올해 코믹콘은 초미의 관심사인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제작하는 워너브러더스와 디즈니, 드림웍스, 웨인스타인 컴퍼니가 불참하며 라인업이 예년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의외의 게스트와 몇몇 주목할 만한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이며 여전한 위력을 과시했다.
2011년 코믹콘을 빛낸 가장 화려한 게스트는 스티븐 스필버그였다. 코믹콘 역사상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스필버그는 연출작 <틴틴의 모험: 유니콘의 비밀>에 대한 훌륭한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이며 좌중을 압도했다. 영화의 프로듀서이자 깜짝 게스트인 피터 잭슨을 대동하고 나타난 그는, 가장 유럽적인 만화 캐릭터 중 하나인 틴틴을 어떻게 할리우드적으로 풀어냈는지, <폴라 익스프레스>부터 <아바타>에 이르기까지 모션 캡처 기술이 얼마나 발전을 거듭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스필버그는 더불어 향후 몇년 내에 <쥬라기 공원> 4편을 연출할 것이라는 따끈따끈한 뉴스도 함께 전했다. 내년 개봉작 중 가장 화제가 된 작품은 마블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다. 앤드루 가필드가 맡은 피터 파커는 토비 맥과이어의 파커보다 시니컬하고 짓궂은 모습이며, 마크 웹이 연출할 새 시리즈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성격이 강했던 레이미의 전작보다 리얼리티가 가미돼 팬들의 흥미를 돋웠다. 시각적으로 압도적인 프레젠테이션을 보여준 감독은 놀랍게도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다. 20년 만의 뱀파이어영화 <트윅스트>를 들고 코믹콘을 찾은 그는 영화 속 유령으로 등장하는 에드거 앨런 포의 가면을 쓰고 (아마도 영화의 대사일) “노스페라투…”를 암송했다. 6천명의 팬들이 그와 함께 가면을 쓰고 ‘노스페라투’를 암송하는 모습이 압권이었다고. 이 밖에도 기예르모 델 토로의 <퍼시픽 림>, 유니버설의 <백설공주와 사냥꾼>, 골수팬들의 환호성을 들었으나 언론이 짙은 피로감을 나타냈던 <브레이킹 던> 1편 등이 올해의 코믹콘을 달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