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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가족 관계속에서 찾은 행복 <엄마는 창녀다>
주성철 2011-03-30

제목 그대로다. 상우(이상우)는 자신이 뿌린 광고전단지대로 ‘세상에서 제일 싼 창녀’인 엄마한테 빌붙어 생활한다. 엄마가 하루 종일 무료하게 지내는 오두막으로 남자 손님들을 밀어넣으며 ‘엄마!’ 하고 부른다. 어떻게 그리된 것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관계지만 어쨌건 그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세상 그 어떤 모자관계 못지않게 행복하게도 보인다. 그들에게는 다른 젊은 여자와 결혼한 아버지(권범택)와 방황하는 딸 희수(유애경)가 있다. 상우는 세상 그 누구보다 아버지를 증오하지만 한편으로 희수는 상우를 사랑하고 있다. 아, 여러모로 난감하다. 그리고 그 아버지와의 관계는 이상우 감독의 다음 작품인 <아버지는 개다>(2010)로 이어진다.

명확하게 두 가지 측면에서 파악할 수 있다. 먼저 역시 김기덕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라는 점에서 저예산영화의 신속한 만듦새는 물론 그 스타일에까지 깊이 드리운 영향이 보인다. 오두막은 <섬>의 떠다니는 배를 연상시키고, 모자는 마치 <나쁜 남자>에서 한기(조재현)와 선화(서원)의 후일담처럼 느껴진다. 오두막 안에 걸려 있는 그림 또한 <나쁜 남자>의 에곤 실레 그림을 떠오르게 한다. 두 번째로는 저 멀리 류승완 감독, 그리고 최근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이나 <무산일기>의 박정범 감독처럼 주연과 연출을 겸하는 독립영화로서의 에너지다. 그 가운데 감상자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것이 너무나 뻔한 설정과 묘사가 등장하지만, 전체적으로 김기덕 감독 초창기 영화의 묘하고 애틋한 리듬을 떠올리는 사람들이라면 무척 흥미롭게 지켜볼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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