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8년생인 마틴 랜도는 말 그대로 할리우드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린다. 그는 앨프리드 히치콕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1959), <미션 임파서블>의 원작 TV시리즈인 <제5전선>(1966),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터커>(1988)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또렷이 드러냈다. 팀 버튼의 <에드 우드>(1994)는 꼭 언급해야 할 그의 출연작. 60살이 훌쩍 넘었을 때 출연한 이 영화에서 랜도는 왕년의 드라큘라 전문 배우 벨라 루고시를 연기한다. 영화 속 벨라 루고시는 약물중독에 빠진 기괴한 캐릭터. 기름한 얼굴에 큰 입을 가진 랜도의 드라큘라는 벨라 루고시의 드라큘라만큼이나 강렬하다. 노년의 로맨스영화 <러블리, 스틸>에선 순진한 랜도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여자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고 순진무구하게 설레하는 랜도의 표정은 그의 나이를 무색게 한다. 20대 때 신문사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한 적 있는 랜도가 <러블리, 스틸>에선 직접 그림도 그린다. 순한 캐릭터에도 강렬한 그림자를 드리우는 랜도의 연기는 <러블리, 스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