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YB(윤도현, 허준, 김진원, 박태희)가 한국 밴드 최초로 미국에서 열리는 록페스티벌 ‘워프트 투어’에 참가한다. <나는 나비>는 시애틀, 샌디에이고, LA 등 미국 서부의 7개 도시 투어에 나선 그들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이자 로드무비다. 영화는 두개의 길을 축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YB가 LA까지 가는 여정이며 하나는 YB의 팬인 이민 2세 소녀 써니가 그들을 보기 위해 미국 동부에서 LA까지 가는 여정이다. 한국에서는 인기있는 데뷔 15년차 밴드이지만 ‘워프트 투어’에서의 상황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들이 서는 무대는 투어에 처음 참가하는 밴드를 위한 ‘케빈 세즈 스테이지’이며 무대도 크지 않다. 공연을 해도 소수의 관객만이 무대 앞에 모이거나 그냥 지나쳐 간다. 하지만 YB는 힘든 상황과 빡빡한 일정에도 잠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연습을 하고 프로그램을 조율하고 개발하고 스스로 홍보까지 해가면서 변화해 나가며 성공적으로 투어를 마친다. 영화는 그러한 그들의 노력과 과정, 그 속에서의 그들의 삶의 모습을 담아낸다.
<나는 나비>는 다큐멘터리보다는 뮤직비디오에 가깝다. 의도적으로 잡은 그랜드 캐니언 같은 대자연의 아름다운 풍광, 끊임없이 들려오는 음악과 카메라 움직임이 영화를 지배한다.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의 특성인 목소리는 들리지 않으며 탄력성을 주기 위해 한축으로 잡은 써니의 길가기는 의미를 찾지 못하고 부유한다. 하지만 YB가 뿜어내는 삶에 대한 정열과 음악을 향한 폭발하는 에너지는 그들의 음악과 함께 영화의 힘을 만들어내며 그 열정 속으로 우리를 빠져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