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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하던 여자친구를 우연히 임신시키다! <스위치>
장영엽 2010-12-01

정자 기증은 어느새 할리우드의 새로운 황금광이 됐다. 올해 개봉작만 해도 <에브리바디 올라잇> <플랜B> 등의 영화가 있었고, 이제 <스위치>가 개봉한다. <스위치>는 짝사랑하던 여자친구를 우연히 자신의 정자로 임신시키는 남자의 이야기다. 월리(제이슨 베이트먼)는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캐시(제니퍼 애니스톤)를 짝사랑하지만, 연애엔 지쳤고 더 늦기 전에 아이를 가지고 싶은 캐시는 남자를 찾는 대신 정자 기증으로 임신하려 한다. 금발 미남 교수의 ‘우월한 정자’를 기증받은 캐시는 인공수정을 기원하는 파티를 열고, 파티에서 만취한 월리는 우연히 화장실에서 교수의 정자를 자신의 것으로 바꿔치기한다. 캐시의 임신과 출산 소식이 이어지고, 7년이 지나 그녀와 재회한 월리는 캐시의 아들이 자신과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떻게 보면 <과속스캔들>과 닮았다. 하룻밤의 실수로 얻은 혈육이 갑자기 나타난다는 설정도 그렇고, 뺀질거리던 싱글남이 그 혈육과 투닥거리다가 정들고 철든다는 결말도 비슷하다. 그러나 아기자기한 맛은 덜하다. 로맨틱코미디에 일가견이 있는 제니퍼 애니스톤과 코미디물 <어레스티드 디벨롭먼트>로 2005년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은 제이슨 베이트먼의 역량을 생각하면 두 캐릭터의 밀고 당기는 화학작용이 못내 아쉽다. 그 빈자리를 채우는 건 캐시의 아들을 연기하는 토머스 로빈슨이다. 월리의 까다로운 유전자를 물려받아 종종 예민하고 시니컬한 대사를 속사포같이 쏟아내는 세바스찬 역을 이 아역배우는 영리하게 소화해낸다. 토머스 로빈슨의 발견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수확으로 느껴질 정도다. 영화 <처녀자살소동>의 원작 소설을 쓰고 <미들섹스>로 2003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작가 제프리 유제니디스의 단편 <바스터>가 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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