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는 확실히 수상한 시기였다. 지난 9월29일 영화 전문 웹사이트 토털필름에서 전세계 영화인에게 ‘영화 사상 최고의 공포영화’를 의뢰한 설문 결과가 발표됐다. 1위를 차지한 토브 후퍼의 <텍사스 전기톱 대학살>(1974)과 더불어 윌리엄 프리드킨의 <엑소시스트>(1973), 앨프리드 히치콕의 <싸이코>(1960),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1980), 존 카펜터의 <괴물>(1982)과 <할로윈>(1978),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1979),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1975), 조지 로메로의 <이블 헌터>(1978), 다리오 아르젠토의 <서스페리아>(1977)가 베스트10을 차지했다. <싸이코>와 <괴물>, <샤이닝>을 제외한 일곱 작품이 모두 70년대의 산물이다.
이번 투표에 참석한 면면들은 화려하다. 킴 뉴먼을 비롯한 유명 평론가와 저자들을 비롯해 공포영화 감독과 배우까지 골고루 포진해 있다. 이들이 각자 선정한 리스트 일부를 살펴보자. 조지 로메로는 “내 인생 최초의 공포영화, 난 너무 겁에 질려서 오줌을 싸버렸다”고 설명한 크리스천 니비의 <괴물>(1951)을, 잭 스나이더는 “탈출구가 없는 완벽한 시나리오, 귀신들린 집에 관한 궁극적인 공포영화”라며 <에이리언>을, 맷 리브스는 “지금까지도 별 마음의 준비없이 귀신들린 소녀 리건의 이미지를 보게 될 때면 온몸이 굳어버리는 것만 같다. 그 이상 무서운 영화를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엑소시스트>를, 알렉산더 아야는 “잊을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인 이미지들이 이음매 없이 미끈하게 이어지는 걸작!”이라며 <샤이닝>을 선택했다. 에드거 라이트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캐리>(1976)를, 웨스 크레이븐은 F. W. 무르나우의 <노스페라투>(1922)를, 파스칼 로지에는 <엑소시스트>를 꼽았다. 총 63명의 선정위원들의 개인적 리스트가 궁금하다면 토털필름 사이트(http://www.totalfilm.com)를 확인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