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혹은 <VJ 특공대>의 날쌘 카메라도 김동호 집행위원장을 따라붙긴 쉽지 않을 겁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방방곡곡에 신출귀몰하는 식이니, 얼마 못 가 두손 들지도 모르겠네요. <씨네21>의 사진팀도 애먹고, 애끓긴 마찬가지 아니었을까요. 지난 15년 동안 김동호 집행위원장과의 수백번의 마주침 중 의미있는 몇번의 순간들을 한데 모았습니다.
1. 이것이 그 유명한 전설의 해운대 파티다. 신문지와 소주,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친구들만 있으면 하룻밤을 꼴딱 새우고도 팔팔 날았다. 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1회 영화제의 가난하지만 풍족한 술자리가 재연됐으면!!!
2. 2004년 <씨네21> 송년회에 참석한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아름다운 영화인’ 행사에 참여하겠다는 뜻으로 핀버튼을 달고 있다. 이때만 해도 김 집행위원장은 술을 약처럼 마셨고, 그날 김 집행위원장과 술잔을 나눈 영화인들은 즐거운 고문을 당해야 했다.
3. 2005년 부산국제영화제 데일리팀은 영화제 게스트를 대상으로 깜짝 숏을 연출했다. 안성기는 공항에서 급히 택시를 잡아타는 장면을, 봉태규는 목욕을 마친 뒤 머리를 말리는 장면을, 쓰마부키 사토시는 파파라치의 카메라를 피하는 장면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그리고 데일리 마지막 깜짝 숏의 주인공은 김동호 집행위원장이었다.
4.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에서 <박하사탕>이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뒤 이창동 감독과 함께. 축하 인사를 전한 것만큼 김동호 집행위원장 또한 수많은 공로상과 훈장을 받은 주인공이다.
5. <이리> 촬영현장에 놀러 간 김동호 집행위원장? 틀렸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장률 감독을 만난 건 <이리>에 출연하기 위해서다. 이전에 이재용 감독의 <정사>, 클레어 드니의 <침입자>에 나온 적 있는 김 집행위원장은 <이리>에서 노인정을 찾는 노신사를 연기했다.
열정-김동호와 Friends 사진전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장 기대되는 이벤트는 <열정-김동호와 Friends 사진전>이다. 지난 15년 동안 김 집행위원장이 해외영화제를 돌며 직접 찍은 사진들이 10월6일부터 13일까지 해운대 백사장에 위치한 피프 파빌리온에서 전시된다. 영화인들을 한줄로 세우고 ‘앞으로 나란히’ 기념사진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오해하면 곤란하다. 전시회에 앞서 부산국제영화제가 미리 맛보라며 몇장을 내놓았다. 전시회에선 2007년 칸영화제에서 장만옥과 전도연이 파티에서 포옹하는 사진 등 프로 사진작가와 기자들도 포착하지 못한 진기한 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