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기, 박중훈 두 배우가 굿다운로더 캠페인 공동위원장으로 1년의 시간을 보냈다. 돌아보면 귀찮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두 배우는 영화계 선배로서 느끼는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1년 동안 굿다운로더 캠페인을 알리는 데 힘을 쏟았다. 김주혁, 김태희, 김하늘, 송강호, 신민아, 엄정화, 장동건, 정우성, 하지원, 현빈, 박해일, 수애, 유승호, 정재영, 한예슬, 김윤진, 손예진, 이병헌, 황정민 등 최고의 배우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을 수 있는 사람이 대한민국에 안성기, 박중훈 외 과연 몇명이나 될까. 안성기, 박중훈 공동위원장이 지난 1년간의 소회를 전했다.
-지난 1년간 굿다운로더 캠페인을 통해 합법다운로드 시장의 필요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고 보나. *박중훈 현재 굿다운로더 캠페인 서포터스로 30만명이 서명을 했다. 합법적으로 영화를 다운로드한 실수요자 수가 30만명이라는 건 상당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안성기 최근에 <하녀> <방자전>도 합법다운로드로 크게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박중훈 영화 한편의 부가수익이 평균 5천만원 정도라고 한다. <방자전>의 경우 합법다운로드로 3억~4억원 정도의 수익을 냈다. 그만큼 인식의 전환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본다. *안성기 전에는 이런 캠페인도 없었고, 합법다운로드 사이트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합법으로 영화를 다운로드하고 싶어도 그 방법을 몰랐던 건데, 이제는 쉽게 합법다운로드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그런 여건들은 마련돼 있다. ‘싸게 볼 수 있는데’ 하는 유혹만 피한다면 더 좋아지겠지.
-위원장직 맡았을 때 세운 개인적인 목표와 계획도 있을 것 같다. *박중훈 문제의식은 있었지만 처음부터 능동적으로 상황을 만들어 캠페인에 참여한 건 아니었다. 무슨 얘기가 하고 싶냐면, 이제 영화계에서 안성기, 박중훈이라는 이름은 개인으로만 살기에는 무언의, 유언의 책임을 많이 갖게 되는 위치가 된 것 같다는 거다. 발언해야 할 위치에서 침묵하는 건 직뮤유기 같다. 그런 의무감으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사실 영화인들에게 일일이 연락해서 부탁하는 게 유쾌한 일만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 일을 하는 건, 우리까지 나 몰라라 하기엔 사안이 시급하다고 생각해서다. 다행히 1차 캠페인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면서 이제는 더 많은 영화인들이 뜻을 같이하게 됐다. 그래서 일도 더 수월해졌고. *안성기 혼자 무슨 일을 하라고 하면 다 하겠는데 혼자가 아니니까, 동참을 유도해야 하니까 힘들다. 캠페인 광고 1편에서 배우 12명이 모였다. 2편에선 7명, 이번엔 6명의 배우들이 모였다. 배우들을 한날 한시에 모으는 것 자체가 그 어떤 일보다도 어려웠다. 하여튼 지금까지는 영화인들이 서로 공감하면서 잘해오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캠페인의 방법을 조금씩 수정하면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박중훈 캠페인은 콩나물에 물 주는 것과 비슷하다. 처음에 콩나물에 물 줄 때는 물이 다 새어나가는 것 같지만 끈기와 믿음을 가지고 물을 주면 결국 콩나물은 자란다. 이런 긍정의 캠페인은 특별하게 임팩트가 있는 것도 아니다. 사법적 단속은 그때그때 효과가 있는데 이건 생각을 전환시키는 거니까. 자의적인 동참을 유도하는 거라 정말 콩나물에 물 주는 심정으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었다. 결국 1년이 지난 지금 콩나물은 자랐고, 물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굿다운로더 캠페인의 호응이 좋아 힘을 많이 받겠다. *안성기 처음에 컨셉을 잘 잡은 것 같다. 밝게 긍정적으로 하자고 했던 게 주효했다. 예전엔 불법다운로드를 하면 처벌받는다는 식으로 무시무시하게 해 거부감을 줬는데 우린 재미나게, 환하게 하자 했다. 그래도 아직은 초기 단계라 해야 할 일이 많다. *박중훈 굿다운로더 캠페인을 대중에게 얘기하기에 앞서 영화인들이 먼저 동의하고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안성기 우리의 감성이 조금 독특한 것 같다. 힘을 합해서 나보다는 우리를 챙기려는 감성 말이다. 결국 내 나이와 경력을 생각하면 리드하고 앞장설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거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내 몫이라는 생각으로 갈등을 하는데, 그럼에도 오늘 또 신발 끈을 매고 집을 나섰다. 매번 그런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