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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첫눈에 반한 <밀양>부터 한국영화와 인연 맺었죠

이창동 감독의 <시> 프랑스 배급 맡은 디아파나사의 배급이사 디디에 르쿠흐

이창동 감독의 다섯 번째 영화 <>가 지난 8월25일 프랑스에서 개봉했다. 프랑스 일반 관객의 영화에 대한 반응은 칸국제영화제와 마찬가지로 열광적이다. 개봉 당일 파리의 대규모 멀티플렉스 극장인 MK2 비블리오테크의 프린트 사고로 한나절 상영이 몽땅 틀어지는 사건에도 불구하고 첫날 관객 수는 지난 2007년 프랑스에서 개봉했던 감독의 전작 <밀양>의 거의 두배로 집계되었다. 이 기쁜 소식에 이창동 감독의 지난 두 영화의 프랑스 배급을 연달아 맡았던 디아파나사의 배급이사 디디에 르쿠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처음에 그는 인터뷰는 얼마든지 응하지만 사진을 싣는 것은 거부하겠다는 태도를 밝혔다. 그러나 <>의 흥행 예감에 대한 유쾌한 대화가 끝나자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위해서라면야!”라고 외치며 사무실에 있는 포스터 앞에서 멋진 포즈를 취해주었다.

-회사 소개를 짧게 부탁한다. =디아파나사는 1989년 독립적인 배급회사로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부터 제작, 2003년부터 DVD 제작에도 관여했다. 매년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한해 배급은 평균 12편 정도, 제작은 1편 정도로 제한한다. 보다시피 회사 규모가 작은 편은 아니지만 되도록 ‘수공업’ 방식으로 작은 숫자의 영화를 맡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한다는 것이 디아파나사의 모토이다. 영화라는 장르가 공장 돌아가듯 막무가내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덩치가 큰 상업영화를 맡기보다는 유능한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면서 대중성 또한 놓치지 않으려는 것이 디아파나사의 모토이다.

-디아파나사의 연혁을 보니 아시아영화의 프랑스 배급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 에드워드 양, 웨인왕, 허우샤오시엔, 장이모, 차이밍량 등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은 디아파나사와 하나같이 연관이 있다. 이창동 감독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나. =지난 2007년 <밀양>을 칸국제영화제에서 발견한 즉시 배급을 결정했다. 첫눈에 반한 느낌이랄까. 사실 이때 맺어진 인연은 디아파나사와 이창동 감독의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와 ‘한국영화’ 전체와의 인연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뒤로 봉준호 감독의 <마더>의 프랑스 배급을 맡았고, 우니 르콩트 감독의 <여행자>도 맡았다. 그러고 보니 2010년 현재까지 맡은 11편의 영화 중 3편이 한국과 관련이 있다. 얼마 전에는 <마더> DVD를 출시했다. 개인적으로 한국영화를 배급하게 돼 무척 기쁘다. 나는 한국 감독들의 무한한 창의력과 다이내믹한 힘에 매료되어 있다. 디아파나사는 몇해 전부터 부산영화제에도 꼭 참여한다.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영화들을 선보이는 영화제라고 생각한다. 올해도 부산에 갈 예정이다.

-<>는 배급뿐 아니라 제작에도 관여했다고 들었다. 그간 아시아 감독들과 많은 인연이 있었지만 배급뿐 아니라 영화의 제작 단계에서부터 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투자를 결정하게 되었나. =<>는 초기 단계에 투자를 결정하게 되었다. 확실히 어느 시기였다고 지금 (회사를 대표해서) 혼자서 확답해줄 순 없지만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전이라는 건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이창동 감독에 대한 신뢰와 영화의 전체적인 서사가 주는 매력만으로도 투자를 결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켄 로치나 다르덴 형제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꾸준히 제작, 배급해온 연혁을 보면 디아파나사는 작가와 한번 인연을 맺으면 충실한 지지자로 남는 것 같다. =사실이다. 아까도 얘기했듯이 디아파나사는 많은 영화를 한꺼번에 기계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소수의 영화를 수공업 방식으로 접근한다. 켄 로치나 다르덴 형제처럼 이창동 감독과도 같은 종류의 충실하고 장기적인 인연을 맺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의 프랑스 배급 현황은 현재 대단히 낙관적이다. 첫주에는 파리를 중심으로 50여개관에서 시작하고, 둘쨋주부터는 프랑스 지방 극장들의 상영 주문을 적극 받아들여 9월1일부터 80여개관으로 늘려 본격적으로 상영을 시작한다.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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