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의 바이러스는 도시를 좀비 천지로 바꿔놓는다. 몇 안되는 생존자들은 좀비의 공격을 피해 비감염지역인 노아지역으로 피신해야 한다. 의사인 소니아(엘렌 드 푸제롤레)와 마르코(프란시스 레노드) 역시 예외는 아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는가 싶더니 마르코가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소니아는 마르코를 두고 갈 수 없다.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려워서가 아니다. 그녀의 뱃속에는 마르코의 아이가 있고, 누구보다 그를 사랑한다. 마르코를 살리기 위한 그녀의 피나는 노력이 시작되는 것도 이때부터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체를 보유한 자신의 피를 마르코에게 수혈하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지만 유일한 생존 도구인 무전기를 한시도 놓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은 그녀도 막을 수 없다. 마르코는 점점 괴물로 변해가고, 정체 모를 무장 세력과 좀비들은 소니아와 마르코를 위협한다.
<뮤턴트: 변종 바이러스>를 두고 <28일후…>(2002)나 <새벽의 저주>(2004) 같은 좀비물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물론 좀비들이 수시로 등장해 극에 긴장감과 공포감을 어느 정도 불어넣는다. 그러나 영화의 관심은 다른 데 있는 듯하다. 극한 상황에 처한 남녀간의 사랑이다. 살면서 총을 한번도 잡아본 적이 없을 것 같은 소니아가 여전사가 되어가는 것도 제 몸 하나 간수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좀비 장르의 외형을 빌려와 사랑 이야기로 발전시키는 아이디어는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야기의 표현이 너무 허술하다는 것이다. 적은 제작비 때문인지 지나치게 적은 수의 좀비들은 극의 몰입을 수시로 방해하고 관객을 위협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그 점에서 <뮤턴트: 변종 바이러스>는 영화적인 리얼리티가 아쉬운 좀비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