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몸집을 대폭 줄였다. 제4회 충무로국제영화제가 전년도 예산 60억원의 4분의 1도 안되는 규모로 치른다. 중구청으로부터 지원받은 7억원, 전년도 영화제 운영비에 따른 부가세 환급금 3억4천만원, 일반 기업들로부터 받은 후원금 등을 합친 총 13억5천만원이 올해 영화제 최종 예산이다. 예산 규모가 축소되면서 40개국 200여편을 상영하기로 한 계획은 30개국 115편으로 줄었다. 경쟁부문인 충무로오퍼스 섹션은 폐지됐고, 해외 심사위원과 게스트 초청도 취소됐다. 시청 앞 광장에서 가족·연인 단위로 영화나 행사를 관람하는 풍경은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충무로국제영화제 편원혁 사무국장은 “애초에 생각했던 45억원에 맞춰 준비하다 보니 (예산이 줄어든) 지금은 포기해야 할 것이 많다”면서 “영화 상영이 영화제의 최우선 과제인 만큼 일반 상영작들은 예정대로 전부 상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무로국제영화제의 몸집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받았던 지원금 30억원을 올해는 받을 수 없게 된 이유가 가장 크다(<씨네21> 766호 판.판.판 참고).
지난 8월27일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충무로국제영화제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올해 충무로국제영화제는 총 12개 섹션이 준비되어 있다. 개막작은 스페인의 오스카 산토스 감독의 <포 더 굿 오브 어더스>. 손대는 것만으로도 환자를 치유할 수 있지만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기이한 능력을 가진 한 의사에 관한 이야기다. 한국영화회고전의 주인공은 배우 최무룡이다. 한국영화사에서 한획을 그은 신상옥 감독의 <젊은 그들>(1955), 유현목 감독의 <오발탄>(1961), 이만희 감독의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 등 총 6편의 출연작이 상영된다. 고전 할리우드 뮤지컬 장르의 전성기를 이끈 버스비 버클리 감독 특별전도 마련되어 있다. <골드 디거 1933>을 포함해 네편의 뮤지컬영화가 공개된다. 이 밖에도 ‘씨네 클래식’섹션에 있는 <에이리언> 시리즈는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다. 충무로국제영화제는 9월2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중구 일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