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옛 시절을 호기롭게 추억하는 영화 <익스펜더블>
강병진 2010-08-18

“액수만 맞으면 무엇이든” 하는 익스펜더블팀의 구성원은 총 6명이다. 리더인 바니 로스(실베스터 스탤론)를 비롯해 리 크리스마스(제이슨 스타뎀), 인 양(이연걸), 헤일 시저(테리 크루즈), 톨 로드(랜디 커투어), 그리고 거너 젠슨(돌프 룬드그렌)이다. 어느 날, 처치(브루스 윌리스)란 남자가 작은 섬나라인 빌레나의 독재자 가자 장군을 없애달라는 의뢰를 해온다. 답사차 빌레나에 도착한 바니와 리는 산드라를 통해 이 섬이 전 CIA 공작원이었던 제임스 몬로(에릭 로버츠)에 의해 코카인 재배의 근거지로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바니와 리는 우여곡절 끝에 섬을 탈출하지만, 바니는 섬에 두고 온 산드라가 내심 마음에 걸린다. 결국 바니와 친구들은 다시 빌레나로 향한다.

전설의 액션 스타들에게 붙여진 ‘익스펜더블스’(Expendables: 소모품들)란 팀명의 느낌은 상당히 짠하다. 대부분의 인물은 이미 버려졌거나, 미래를 불안해하고 있다. 리는 애인에게 차인 상태고, 거너는 마약에 절어 있으며, 양은 언제 생길지 모르는 가족을 위해 자기 몫의 돈을 올려달라 조른다. 실제 젊은 시절을 몸으로 부대끼며 살았을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생각한다면 이 팀명은 연출을 맡은 실베스터 스탤론이 그들에게 가진 연민의 표현일 것이다.

물론 <익스펜더블>에서 연민과 농담은 한끗 차이다. “나보다 빠른 건 빛뿐”이라는 바니에게 친구들은 “유치해서 못 들어주겠네”, “남 일 같지 않다”고 놀린다.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만나 서로에게 깐족거리는 모습 또한 추억이 겹쳐오르는 유머다. <람보4: 라스트 블러드>만큼이나 하드고어한 액션을 구현하는 동시에 폭발의 크기에 주력하는 액션 스타일도 그러한 연민과 농담에서 비롯된 듯 보인다. 너무 과도한 탓에 오히려 맥이 빠지고 헛웃음이 날 정도지만 역시 배우들의 면면은 이러한 액션조차 짠하거나 딱한 느낌으로 감싸고 있다. <록키4>(1985) 이후 22년 만에 연출했던 <록키 발보아>(2007)가 스탤론에게 ‘재건의 과정’이었다면 <람보4>는 ‘건재함’의 과시였을 것이다. 그리고 <익스펜더블>은 이제 재기에 성공한(혹은 성공했다고 믿는) 스탤론이 옛 시절을 호기롭게 추억하는 여유를 드러낸 영화다.

관련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