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센트>의 결말은 완벽했다. 닐 마셜은 살아서 동굴을 빠져나온 사라와 동굴 속에서 눈을 뜨는 사라의 이중 결말을 마지막에 배치했다. 그건 마치 반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관객에게 두 가지 여운을 동시에 주겠다는 시도이기도 했다. <디센트>의 결말은 쓸데없는 속편의 가능성을 애초에 막아세웠다는 점에서도 훌륭했다. 슬프게도, 돈의 논리 앞에서 만들어질 수 없는 속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디센트>의 편집자 출신 존 해리스가 메가폰을 쥔 <디센트: PART2>는 기어이 사라를 바깥세상으로 끄집어낸 뒤 다시 동굴 속으로 처박아넣는다. <디센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홀로 지옥에서 빠져나온 사라(쇼나 맥도날드)는 충격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채 병원에 누워 있는 신세다. 현지 보안관은 상원의원의 딸인 주노(내털리 잭슨 멘도자)의 생사를 확인하겠다는 욕심으로 사라를 다시 병원에서 빼내 조사단과 함께 동굴로 들어간다. 동굴로 깊숙이 들어가면서 사라는 점차 일주일 전을 기억해내기 시작하고, 동시에 괴물들의 공격이 시작된다.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에게 <디센트: PART2>는 제법 쓸 만한 호러영화일 거다. 폐소공포증을 이용해 관객의 목을 천천히 조아대는 효과는 전편보다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남아 있다. 그러나 <디센트>를 좋아한 장르팬이라면 같은 영화의 질 떨어지는 반복연주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을 게 틀림없다. <디센트: PART2>는 여보안관 리오스(크리스튼 커밍스)를 사라와 콤비로 묶어서 ‘여성들의 자매애’라는 테마를 이어가는 척하지만, 결말에선 결국 전편의 근사한 세계관마저 철저하게 무너뜨린다. <디센트: PART2>는 나쁜 호러영화는 아니다. 나쁜 속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