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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넓고 뉴미디어는 많다
장영엽 2010-08-04

8월5일부터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10주년 기념 다시 보기도 마련

<오디션>

<패티 스미스의 기억>

댄스필름, 영상시, 영상에세이…. 이 명칭이 낯설지만 두렵지 않다면, 그건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하 네마프)의 공이다.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매년 국내외 대안영상의 최전방에 위치한 작품들을 한국 관객에게 소개해왔기 때문이다. 네마프가 올해로 10회를 맞았다. 8월5일부터 14일까지 미디어극장 아이공, 시네마 상상마당, 한국영상자료원 등에서 열리는 네마프의 2010년 슬로건은 ‘열애’(10ve). “오래갈 거란 확신도 없었고, 그저 한해를 무사히 넘기면 다행이었다”는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김연호 대표(영화제 주최쪽)의 말처럼, 설 땅이 없었던 뉴미디어 문화를 척박한 환경에서 키워낸 지난 10년과 다가올 10년에 대한 애정을 나타낸 말이라 한다.

제10회 네마프의 화두를 꼽자면 ‘국제’와 ‘친절’이다. 이 페스티벌은 올해 처음으로 뉴미디어 앞에 ‘국제’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소개하는 영상의 범주를 전세계적으로 확장하기 위함이다. 홍콩과 일본의 뉴미디어아트 배급사로부터 추천받은 대안영상을 소개하는 ‘아시아 뉴디지=텔’ 섹션을 신설한 것이 일례다. 한편 ‘친절’의 영역은 작품들이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는 관객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올해부터 네마프는 스크린에서 상영되는 영상은 ‘뉴미디어아트영화제’로, 전시의 일환으로 상영되는 영상은 ‘뉴미디어아트전시제’로 나누어 운영하기로 했다.

먼저 뉴미디어아트영화제에 소개되는 작품 중 한국 출품작들은 유독 사회성이 짙다. 경쟁부문에 진출한 56편의 출품작을 모은 ‘본선구애전’ 섹션에는 2010년의 혼돈을 반영하듯 개발과 실업, 4대강 문제 등을 다룬 한국 영상들이 많다. 그중 등촌동의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직접 배우와 스탭으로 참여한 김민경 감독의 <오디션>, 성추행한 이들에 대한 복수를 계획하는 여자가 주인공인 최미경 감독의 <놈에게 복수하는 법>을 눈여겨볼 만하다. 해외 작품으로는 여성 로커 패티 스미스의 일상을 좇은 젬 코헨 감독의 <패티 스미스의 기억>이 인상적이며, 미국 아방가르드영화의 선구자 켄 제이콥스와 마야 데렌의 영향을 받은 여성 영상작가 린 삭스의 작품이 회고전을 통해 국내 최초로 소개된다. 특히 올해 영화제의 장점은 10년간 네마프를 통해 주목받았던 작품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안영상 10선’이란 이름을 달고 재조명되는 국내의 대안영상 중에는 윤성호 감독(<은하해방전선>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의 <중산층 가정의 대재앙>이나, 김성호 감독(<거울 속으로>)의 실험적인 뮤직비디오 <문패트롤>도 포함되어 있다. 2002년에 ‘꿈속의 꿈’을 주제로 벌써 <인셉션>에 맞먹는 상상력을 선보인 윤성호 감독의 초기작을 보고 싶다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열리는 뉴미디어아트전시제 또한 경쟁작 7편과 10년의 성과물을 토대로 기획됐다. 경쟁부문에는 차지량, 서진옥, 최선영 등의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10년의 미디어스트’부문에서는 바버라 해머, 최원준, 유비호 작가 등의 작품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한편 ‘홍대에서 열리는 유일의 영상 페스티벌’이란 수식어에 걸맞게 네마프는 ‘홍대스러운’ 각종 부대행사도 마련했다. 8월7일 토요일에는 페스티벌 참여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홍대 놀이터로 들고 나와 직접 판매하는 ‘작가 수공예 마켓’이 열린다. <뻑큐멘터리-박통진리교>의 연출자 최진성 감독이 진행하는 뉴미디어 영상예술 이론워크숍도 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네마프 홈페이지(www.nemaf.net)와 예매처인 맥스무비(www.maxmovie.com)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