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테크 KOFA가 개최한 ‘구로사와 아키라 탄생 100주년 특별전’이 성황리에 막을 내린다. 구로사와 아키라를 명실공히 세계 영화계의 스타로 만들어준 <라쇼몽> 복원판을 개막작으로 하여 20여편이 넘는 작품을 대대적으로 상영했다. 부대행사도 튼실했다. 영화 <란>과 <카게무샤>의 주연이었던 나카다이 다쓰야, 구로사와의 오른팔로 불린 프로듀서 노가미 데루요, 후배감독 하야시 가이조 등을 초대한 대담 및 강연 프로그램들도 눈길을 끌었다.
인기는 뜨거웠다. 7월1일 개막한 뒤, 종반부인 7월21일까지의 집계를 보면 총 56회 상영 동안 매진횟수만 12회, 총관객 1만2천38명, 1회 평균 관람객 수 215명이 들었다. 324석짜리 극장을 거의 매회 3분의 2 이상의 관객이 채웠다는 말이다. GV가 있었던 다섯번의 상영은 전부 매진됐다. <라쇼몽> <7인의 사무라이> <란> <카게무샤> <요짐보> <거미의 성>이 주요 매진작이었는데, 역시 기존에 잘 알려져 있던 시대극들이 많은 인기를 얻은 셈이다. 매진작 중 현대극은 <천국과 지옥> 1편으로 구로사와의 영화 중 가장 인기 높은 현대극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무료라는 이점이 있었다 해도 시네마테크가 단기행사로서 불러모은 호응치고는 괄목할 만하다. 노련한 기획, 탄탄하고 성실한 프로그래밍이 어떻게 관객의 발길을 잡을 수 있는지 좋은 예를 남긴 셈이다. KOFA에서의 상영은 7월25일(일)까지지만 기회는 더 남아 있다. 7월24일(토)부터 8월4일(수)까지는 필름 포럼, 8월9일, 13일, 17일, 20일에는 주한일본대사공보문화원(DVD 상영), 8월10일(화)부터 8월29일(일)까지는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이어진다. 삼복더위는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로 날려버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