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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애니메이션의 재해석 <마법사의 제자>
장영엽 2010-07-21

발타자 블레이크(니콜라스 케이지)는 멀린의 제자이자 위대한 마법사다. 그는 사악한 마녀 모가나로부터 세상을 구할 ‘프라임 멀리니언’을 찾던 도중 멀리니언의 표식을 보이는 소년 데이브(제이 바루첼)를 만난다. 하지만 데이브는 발타자의 제자가 되길 거부하고, 발타자는 그를 배신한 마법사 호르바스와 함께 마법의 항아리 속에 갇힌다. 그로부터 10년 뒤, 소심한 물리학도로 살아가던 데이브 앞에 발타자가 다시 나타난다.

<내셔널 트레져>의 제작진(월트 디즈니, 제리 브룩하이머, 존 터틀타웁)이 다시 뭉쳐 만든 <마법사의 제자>는 디즈니의 걸작 애니메이션 <환타지아>의 동명 에피소드에서 모티브를 빌려왔다. 어설픈 마법을 부리다가 곤경에 처한 <환타지아> 속 제자는 곱슬머리에 아는 거라곤 물리학뿐인 너드 캐릭터로 거듭났으며, 빗자루와 걸레와 양동이가 제멋대로 춤을 추던 원작 애니메이션의 명장면은 실사로 고스란히 재현됐다. 그러나 이 영화의 매력은 ‘재현’이 아니라 ‘재해석’에 있다. 자칫 고루할 수 있는 마법이란 요소에 현대 과학을 첨가한 것, 라이벌 마법사의 제자를 록스타로 설정한 것, 위대한 마법사를 다소 헐렁해 보이는 캐릭터로 만들어 웃음을 주는 등 이야기의 디테일이 극에 활력을 선사한다. 의뭉스러운 니콜라스 케이지와 재기 넘치는 제이 바루첼(그는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시절의 지미 펄론을 떠올리게 한다)의 조합도 만족스럽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야기의 큰 줄기가 촘촘하지 않고 쫓기듯 황급한 결말로 막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 곳곳에 산재한 잔재미 덕분에 이러한 단점이 크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차이나타운의 괴물 용, 크라이슬러 빌딩 위의 독수리, 월스트리트가의 황소 동상 등 뉴욕이란 로케이션을 적극 활용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니 눈여겨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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