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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살 여성의 연하남 판타지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
김성훈 2010-03-10

synopsis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화로운 아침을 시작한 가정주부 샌디(캐서린 제타 존스). 그녀는 적어도 남들만큼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컴퓨터에 저장된 남편의 섹스 동영상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남편의 불륜에 충격을 받은 샌디는 남편과 이혼하고 두 아이와 함께 뉴욕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그녀는 우연히 커피 가게 아르바이트생인 애럼(저스틴 바사)을 만난다. 굉장히 여성적이고 부드러운 성격과 아이를 잘 다루는 모습을 보고 샌디는 그를 유모로 고용한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자꾸 부딪히게 되고, 점점 사랑에 빠진다.

‘왓 위민 원트’를 충족시켜주는 꿈의 남자는 이런 사람일까. 25살이라는 풋풋한 나이에 꽃미남은 기본이요, 여성학 전공자답게 남자랍시고 으스대는 권위는 눈곱만큼도 없는데다, 청소와 요리에 능하고 말썽꾸러기 아이들과도 잘 놀 줄 안다. 심지어 외로울 때면 훌륭한 잠자리 상대가 되어준기도 한다. 권위적인 남편에게 상처받고, 새 출발에 남몰래 스트레스를 받고, 홀로 고단하게 두 아이를 키우는 마흔살 싱글녀 샌디에게는 애럼 같은 남자가 더욱 필요할 것이다.

영화의 초반부에 샌디와 애럼이 우연히 마주치는 상황이 여러 번 벌어지는 것도 샌디에게 애럼 같은 남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샌디는 호신술 강좌에서 애럼의 배려를 느끼고, 커피 가게에서 애럼이 아이를 잘 돌본다는 정보를 얻는다. 이리하여 샌디는 애런에게 사랑에 빠지고, 또 정신적으로 의지하게 된다. 다소 헐거운 극 구조 때문에 이 과정이 어색할 법도 한데, 두 배우의 톡톡 튀는 연기 덕분에 전혀 그렇지가 않다. 캐서린 제타 존스는 간만에 눈에 힘을 뺐고, 저스틴 바사는 신예답지 않게 부담없는 모습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어른보다 더 조숙한 두 아역배우도 재미를 더하는 부분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사랑은 언제나 진행중>은 마흔살 여성의 연하남 판타지를 그리는 영화 같다. 처음에는 남자의 도움없이 생활이 불가능한 수동적인 여성을 그리는가 싶더니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야기는 한 여자의 성장극으로 급변한다. 애럼을 통해 샌디는 삶의 태도를 능동적으로 바꾸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간다. 극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전형적이고 서둘러 봉합하는 부분에서 허점이 많긴 하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건강한 로맨틱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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