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3집 준비를 앞두고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민홍과 은지는 새 식구를 맞아들인다. 하지만 출발부터 여의치가 않다. 기타리스트 관영은 무슨 일인지 공연 30분 전까지 연락도 없고, 의욕 충만한 드러머 진호는 공연이 제 맘에 차지 않았다며 자리를 뜬다. 민홍과 객원베이스 주영은 썰렁한 분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애써보지만 별 소용이 없다. 객원 보컬인 요조가 인기를 얻으면서 기존 멤버인 은지의 불만도 커져간다.
‘with’만큼 어려운 말이 있을까. ‘같이’의 가치를 믿는 건 쉽다. 그러나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이뤄내기란 쉽지 않다. 꿈에 대한 열망이 클수록 다툼은 복잡하게 꼬여간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의 주인공은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충만한 젊은이들이다. 혼자만으로는 외로워 둘이 됐고, 둘만으로는 부족해 여섯이 됐다. 그러나 밴드가 커질수록 멤버들은 서로 뒤틀린다. “너무 하고 싶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 재미가 없는 걸까” 은지의 고민은 민홍의 것이기도 하고, 요조의 것이기도 하다.
처음엔 경제적 난관에 부딪친 가난한 밴드 스토리라고 오해할지 모른다. 진호는 드럼으로 밥 먹고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은지는 한달에 60만원 받고 노래할 거면 서빙이라도 해야겠다고 푸념한다. 제 좋은 노래 부르면 됐지, 는 배부른 소리라고 요조는 딱 잘라 말한다. 하지만 민환기 감독이 진짜 들려주고 싶은 밴드 이야기는 따로 있다. “숨을 참아야 연주가 좋아진다”던 진호의 말은 “내가 얼마나 참았는데”라는 은지의 불만으로 바뀐 뒤 결국 해답을 찾는다. 요조가 새 밴드를 결성한 얼마 뒤 여행을 떠난 민홍과 은지. 민홍은 여행 중 “숨이 쉬어지니까” 좋다고 털어놓는다. 숨을 참으면 음악도 삶도 맥이 빠진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그들은 ‘난 네가 필요해’, 라고 뒤늦게 고백한다.
평소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팬이었던 민환기 감독은 이승영 감독의 <여기보다 어딘가에> 음악 작업을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에 맡겨보라고 추천했고, 이때의 인연을 시작으로 결국 그들의 백 스테이지를 1년 동안 지켜봤다. <So Good Bye>를 비롯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대표곡들은 갈등의 여정 중간 중간에 위안을 듬뿍 담은 주문처럼 편집되어 삽입됐는데, 지극한 ‘팬심’이 아니었다면 흔한 인서트 컷에 불과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