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너무 다른 인디밴드 탐구생활
친근한 노랫말과 서정적이고 포근한 멜로디의 음악으로 사랑 받아온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이하 소규모밴드)는 김민홍(작곡, 기타)과 송은지(작사, 보컬)로 구성된 2인조 혼성밴드다. 민홍과 은지는 3집을 준비하면서 사운드에 변화를 주기 위해 객원멤버들을 받아들인다. 그렇게 함께하게 된 식구가 요조, 진호, 주영, 관영. 그러나 식구가 불어난 소규모밴드의 행보는 순탄치 않다.객원보컬이었던 요조가 공연무대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자, 멤버들의 갈등이 표면화하기 시작한다. 원조 보컬 은지는 자신의 힘겨운 상황을 몰라주는 민홍이 서운하다. 게다가 자연히 식구가 늘면서 서로에게 맞춰야 하는 것들이 많아져 합주연습과 공연은 삐걱거리고, 서로의 해묵은 갈등과 멤버들의 개인적인 문제가 조금씩 불거지기 시작한다.
설상가상, 대중적 인기를 얻은 요조는 소규모밴드를 떠나 독자적인 활동을 시작하고, 그 동안 누적된 갈등과 음악적 견해 차이로 지쳐있던 민홍과 은지 역시 멤버들과 헤어지기로 결정한다. 두 사람은 휴식과 새로운 음악 만들기 작업을 위해 즉흥 여행을 떠나기로 하는데…..
이후, 여행에서 돌아와 요조를 만나는 은지.
둘 사이에 아직도 못다한 어떤 이야기가 남아있는 걸까?
민환기 감독이 1년 넘게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와 함께한 밀착공감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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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with 요조, 스크린 나들이~more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음악의 원재료를 아낌없이 퍼 드립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인디씬의 기대주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2005년 1월, 데뷔앨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후, 3장의 정규앨범과 1장의 스페셜 앨범, 1장의 프로듀싱 앨범 <My Name is Yozoh With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를 발표하며 가장 주목 받는 인디밴드로 성장했다. 밴드명을 짓지 못해 고민하던 찰나, 클래지콰이, 이바디에서 활동 중인 친구 호란이 꿈속에서 들었던 이름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를 그대로 팀명으로 채택했다는 이 엉뚱한 밴드는 포크, 드림팝, 전통가요, 동요, 구전가요를 뒤섞고 특유의 뽕기와 포근한 서정성을 오가며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확립했다.
민환기 감독이 1년 넘게 밴드와 교류하면서 카메라에 담아낸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음악의 비밀을 공개한다. 밴드 멤버들의 진솔한 이야기는 이들의 음악을 형성하는 원재료를 목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크고 작은 공연 장면들, 합주, 리허설과 함께 인터뷰, 멤버들의 일상생활 장면이 교차되며,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 멤버들 사이의 미묘한 관계, 음악을 대하는 태도, 음악을 향한 확고한 애정을 보여준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음악을 아끼는 팬들뿐만 아니라 편안하면서 참신한 음악을 찾는 이들, 음악 자체가 힘이 되는 이들에게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2. 음악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원스>보다
<패밀리가 떴다>에 가까운 난감120% 리얼 음악 버라이어티 쇼!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단순히 멋진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업 뮤지션들의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가 멜로디를 만드는 민홍과 노랫말을 쓰는 은지가 있는 혼성밴드라는 사실을 아는 관객들은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처럼 달콤한 로맨틱 코메디를 상상하기 쉽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알면서도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는 <원스>의 애틋한 로맨스를 떠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그러한 기대를 무참히 박살낸다!
오히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소녀시대가 게스트로 출연하게 된 리얼 버라이어티쇼 <패밀리가 떴다>에 가깝다. 이 영화는 객원보컬 요조가 대중적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서 생긴 밴드 내부의 미묘한 갈등에 집중한다. 나름 입지를 다진 매력녀지만 요조에게 밀려 스포트라이트를 못 받는 은지. 요조 덕분에 밴드의 인기가 높아져 즐거운 다수 멤버들. 누가 있거나 말거나 여전히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 이 분란을 조정하지 못해 마음에 없는 소리나 하는 맏형 민홍. 서로 엇갈려 갈팡질팡하는 밴드의 행보는 팬시~한 서정성보다 안타까움과 실소의 순간들을 자아낸다. 난감120% 리얼 음악 버라이어티 쇼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낯설지만 한편으로 익숙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3. So Goodbye 요조, Hello 은지&민홍
관계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습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가 사운드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객원멤버들을 영입하면서 생긴 소동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요조를 비롯한 객원멤버들이 떠나고 원 멤버 은지와 민홍이 남는 것으로 일단락된다. 이와 함께, 관계의 시작과 끝, 또는 새로운 시작 사이에 존재하는 무수한 감정의 스펙트럼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는 만나고 만나도 자꾸 어긋나고 맴도는 관계, 머리론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미움이 가시지 않는 상태, 미묘하게 부딪치는 지점들을 포착해낸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걔’ 때문에 진 빠지고 모든 걸 던져버리고 싶었던 경험, 끝장 확정이지만 그래도 내밀어 보는 화해의 손길, 티격태격하다가 들어버린 미운 정의 사례들을 펼쳐놓는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이러한 파열음과 불협화음,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물리적 연결이 화학적 소통으로 변환되는 과정에 주목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찌질 할 정도로 날것의 감정들이 충돌하면서 어떤 이와는 헤어지고, 또 다른 이와는 더 돈독해진다. 헤어진 이를 다시 만나게 되고 어느새 새로운 관계의 장에 들어서 있기도 하다.
일상에서 누누이 경험하지만, 다른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던 관계의 끝과 새로운 시작을 자연스럽게 담아낸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커다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4. 이들이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에서 음악을 하는 이유는?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인디밴드의 불안과 흔들림 전격 공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한 인디밴드의 특수한 이야기라기보다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단 내부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지극히 보편적인 이야기이다. 음악을 만드는 과정만큼 음악이 이어주는 멤버들의 관계, 이러한 관계에서 파생되는 각자의 문제에 힘을 싣는다. 객원보컬 요조가 공연무대에서 인기를 얻자 은지는 자신의 입장이 애매해졌다고 느낀다. 은지는 음악을 하면서 “내가 쓸모 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지만,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을 보면 음악을 꼭 해야 하는지 회의가 든다. 진호는 의욕이 넘치지만 민홍을 가장 힘들게 하는 멤버다. 열심히 드럼 연습을 한다고 해서 잘 할 수 있을지 불안하기도 하다. 요조는 소규모밴드와 함께 활동하며 대중적 인기를 얻지만, 소규모밴드와 달리, 좋아하는 것을 넘어 음악이 일로서 절실하다. 게다가 자신의 밴드를 꾸리고 난 후에는 소규모밴드와 감정의 골이 생기고 만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에는 음악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음악 때문에 겪는 괴로움들이 묻어난다. 좋아하는 일, 원하는 일에 집중하기엔 이래저래 외부적인 난관이 많다. 영화에는 집단 내부의 티격태격 신경전과 자괴감, 개인적 딜레마가 골고루 퍼져있다. 그런데 감정적인 충돌을 일으키는 것도, 해결을 가져오는 것도 결국 음악을 한다는 것에 대한 각자의 입장들, 관점의 문제이다. “나는 왜 ‘여기’서 ‘이것’을 하고 있을까?” 이러한 상황은 굳이 음악을 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경험하는 사건이자 스스로에게 계속 던지게 되는 질문들이다. 청춘의 고민과 속내라는 말로 표현되는 삶의 단편들, 아니 날것의 핵심을 끄집어내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관객들의 마음에 비슷한 시간대를 살고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
5. 인간적으로 정이 가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식구들을 소개합니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집단 내부에 존재하는 관계의 비틀림을 집요하게 뒤쫓는 드라마만 살아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생동감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 허술하지만 솔직해서 사랑스러운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멤버들이 존재한다. 관객들은 차분한 말투로 독한 말을 툭툭 던지는 은지, 묘하게 발랄하고 줏대 있는 민홍을 비롯, 개성 넘치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멤버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인터뷰에서 다른 멤버들에 대해 애증이 뒤섞인 촌철살인 뒷담화를 하고, 술자리에서 구겨진 표정과 망가진 자태로 통한의 심경고백을 서슴지 않는다.
이 영화에 빈번히 등장하는 술자리가 밴드 멤버들의 허심탄회한 이야기의 장을 이끌어내며 징~한 울림을 선사한다. 술집에서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은지와 진호의 대화, 공연을 끝내고 술에 취한 은지가 택시기사에게 하는 하소연, 은지가 밴드를 떠난 요조와 다시 만나 그 동안 쌓인 불만을 터트리는 술자리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까칠하지만 속 깊은 표현, 가끔 실패하지만 정이 가는 유머, 부끄러운 감정들을 날것으로 보여주는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맘 맞는 친구와 갖는 술자리처럼 편안하게 느껴질 것이다.
6. 무공해 자연이 숙성시킨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음악, 직접 확인하실래요?
영화 후반부, 은지와 민홍이 음악을 만들기 위해 떠난 여행은 이 다큐멘터리를 놓쳐서는 안 되는 이유 중 하나. 객원멤버들을 모두 떠나 보내고, 단둘이 남은 민홍과 은지가 사진 찍는 친구 표기식과 동행하며 전라남도 화순을 비롯해 전국 각지를 떠돌며 보낸 날들은 스페셜 앨범 <일곱날들>의 모태가 되었다. 동시에 화순이라는 공간은 향후 대규모 변화를 겪을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음악의 원형들이 들끓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는 이곳에서 곧 발매될 새 앨범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바닷가 마을, 폐교의 운동장처럼, 고즈넉한 시골마을의 풍경은 영화 <카모메 식당>, <안경>과 같은 나른한 휴식의 시간을 제공한다. 발길 닿는 대로 가게 된 장소,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 곧장 음악이 되며, 함께 음악을 만들면서 서로 보고 느낀 것을 나누고 마음을 여는 과정은 영화 <원스>를 연상시킨다. 해 지는 바닷가에서 무심한 듯 촌스럽게 뱉어내는 두 사람의 애정 아닌 애정고백은 관객들의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킬 것이다. 자극 없는 담백한 무공해 풍경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는 지친 삶을 회복하고 싶은 이들에게 아릿한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1. 음악을 하는 것이 꿈이었던 민환기 감독
평소 팬이었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다큐멘터리를 찍게 되다!
음악을 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던 민환기 감독. 평소 흥미를 느끼던 인디밴드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이하 소규모밴드)와 밥을 먹게 되는 기회가 우연히 찾아왔다! 영화 <여기보다 어딘가에> 제작에 참여한 2007년 여름, 이 영화의 메인테마로 소규모밴드의 <낮잠>이 사용되면서 감독은 소규모밴드 멤버들, 은지와 민홍, 요조를 만나게 된다. “은지는 인디음악을 하는 사람처럼 보였지만, 요조는 좋은 의미건 부정적 의미건 훨씬 연예인 같았고, 민홍은 뭐랄까 건강한 노동자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전 민홍이 훨씬 여성적인 느낌의 남자일 거라 기대했는데 말이죠.” 민환기 감독은 소규모밴드의 “묘하게 뒤섞이지 않는 분위기”가 궁금해져 다큐멘터리 출연을 제의했다.
소규모밴드 멤버들을 설득하는 과정은 의외로 어렵지 않았다. 민홍이 밥 딜런을 좋아한다는 것을 안 감독은 민홍 앞에서 밥 딜런이 출연한 다큐멘터리을 언급한다. “ 을 보면 밥 딜런 연인인 존 바에즈가 밥 딜런이 다른 여자와 사귄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노래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있어요. 제가 찍고 싶은 것도 아마 이런 느낌의, 밴드의 생활을 밀접하게 찍으면서 일상의 여러 사건을 담는 다큐멘터리가 될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든 다큐멘터리가 소규모밴드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에 당시 ‘자극’이 필요했던 소규모밴드는 흔쾌히 승낙했다! 처음 민홍은 감독님이 미모의 두 여자멤버에 관심이 있어 다큐멘터리를 찍자고 하는 줄 알았다지만. 이에 대해 민환기 감독은 “물론 소규모밴드가 남자들로만 구성된 밴드였다면 그렇게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았을 거에요.”라고 전했다.
2. 밴드내의 갈등을 리얼 타임으로 포착!
불공평하고 편파적인 다큐멘터리 논란!
민환기 감독은 대중보다 자기에게 의미 있는 음악을 만드는 은지가 솔직히 더 매력적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은지가 음악을 하면서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목소리를 감지하고 그러한 감정들을 음악으로 표출하면서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과정이 감독이 기대하는 뮤지션의 모습에 부합한 것. 이렇게 되자, 상대적으로 요조의 인간적인 측면이나 다양한 재능은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 실제로 다큐멘터리 촬영 당시 요조와 은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솔직하고 당당하게 선택하고 밴드를 떠나는 요조가 이기적, 심지어 악역으로 보일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민환기 감독은 다음과 같이 전한다. “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상황에서는 악역을, 어떤 상황에서 피해자 역할을 하는 게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조의 선택에 대해 구구절절한 설명을 듣기보다는 요조가 왜 그런 선택을 했으며 그런 선택이 과연 정당한지 관객들이 판단하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3. 송은지, “다큐 찍는 사람들은 얄미워!”
민환기 감독의 밀착동행 1년, 집요하거나, 가차없거나!
전문배우가 아닌 소규모밴드에게 카메라는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존재였다. 멤버들의 일상에 침입한 낯선 카메라는 그다지 달가운 존재가 아니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촬영이 어느 정도 진행되자 멤버들은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게 되었다. 감독과 인간적으로 가까워지고 무슨 이야기를 다루게 될 것이라는 짐작이 들면서 아예 카메라를 피하거나 오히려 적극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한 것. 심지어 은지는 카메라를 즐기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런 기분이 들 때는 아주 잠깐! “민환기 감독의 차기작엔 출연할 생각이 없다”는 소규모밴드의 이야기에는 분명 뼈가 있다. 소규모밴드를 송두리째 이해하고자 하는 민환기 감독의 욕심은 집요하고 가차없는 밀착동행으로 이어졌다.
에피소드 1: 속지 말자, 술 한잔! 다시 보자, 내 습관!
어느 날, 녹음 장면을 촬영하고 카메라를 내려놓은 민환기 감독은 소규모밴드에게 “술이나 한잔 할까요?”라는 제안을 한다. 술자리가 무르익자 소규모밴드 멤버들은 얼근하게 취해 속에 묻어두었던 낯 뜨거운 이야기들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감독은 조용히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금 후, 촬영감독이 초췌한 얼굴로 나타났다. 부산에서 막 올라오자마자 연락을 받고 달려온 길이라고 했다. 그렇게 촬영이 이루어졌고, 벌개진 얼굴로 거친 발언, 구겨진 포즈도 서슴지 않았던 그 날들의 기록은 고스란히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에 담겨있다. 완성된 영화를 본 날, 소규모밴드 멤버들이 충격에 휩싸인 것은 당연한 일. 송은지는 “일여 년을 찍어온 여정 중에 가장 힘들고 기막히고 실망스러웠던 날이 바로 이 날”이었다고 고백한다. 영화 내용과 다른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유일하게 집중한 문제는, 정녕 저 이상한 말투로 괴상한 표정을 짓는 사람이 나란 말인가? 송은지에게 다큐멘터리 촬영은, 자신도 모르는 표정과 습관들을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는 쓰디쓴 교훈을 남겼다.
에피소드 2: 송은지, 친구를 잃을 뻔한 사연 대공개!
송은지가 오랜만에 귀국한 유학생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민환기 감독은 은근슬쩍 카메라를 들고 송은지를 따라와 두 사람 사이에 합석했다. 영문을 모르는 친구는 당황했고, 송은지는 ‘꺼리’를 기다리는 감독을 위해 자신의 얘기를 주절주절 늘어놓기 시작했다. 오! 감사. 그렇게 감독이 사라진 후, 송은지는 친구에게 엄청 욕을 먹어야 했다. 그 날 해야 했던 변명의 요지도 역시 “다큐 찍는 사람들은 얄미워!”였다는 후문.